中 전문가, `중국에 북한 해커 비밀거점 주장` 반박

중국의 북한 문제 전문가가 북한이 중국 내 비밀거점을 마련해 놓고 장기간 사이버전 전초기지로 운용하고 있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의 뤼차오 연구원은 8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와 인터뷰에서 “미국 CNN 방송이 탈북자 주장을 인용해 보도한 중국 내 비밀거점 운용설은 어떤 증거도 없다”고 비판했다.

뤼 연구원은 전날 CNN이 지난 2004년 탈북한 IT전문가를 인용해 랴오닝성 선양의 칠보산 호텔을 북한 정찰총국 산하 사이버지도국(121국)의 중국 내 거점 중 한 곳이라고 보도한 것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선양 칠보산 호텔은 15층 규모의 4성급 호텔로, 한 때 북한이 중국에 투자한 단일사업 중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뤼 연구원은 “칠보산 호텔은 몇 년 전까지 북한이 지분의 51%를 보유했지만 경영 문제로 현재 중국 측이 회사를 완전히 지배하고 있다”며 “회장부터 말단 관리자에 이르기까지 모두 중국 측 인원이어서 북한 기업이라고 할 수 없고 북한이 이 호텔에서 마음대로 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탈북자의 말만으로는 신뢰할 수 없는 내용이며 일부 탈북자는 서방의 뜻에 따라 말을 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뤼 연구원은 “중국은 북한이 중국 내에 이런 사이버전 비밀거점을 설치하는 것을 절대로 용인하지 않는다”면서 “중국은 그동안 어떤 해킹 공격에도 반대해왔으며 북한 해커들의 비밀거점이 중국에 있다는 것은 중국 입장에서도 자국의 안전을 해치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CNN의 이 보도와 관련 주중 북한대사관 관계자는 환구시보 기자에게 “미국 언론의 해당 보도 내용을 들어본 적이 없으며 이에 대해 답변할 수 있는 이가 대사관에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북한이 총영사관을 둔 선양을 비롯한 중국 동북지역은 이미 10년 전부터 북한의 ‘해외 사이버 거점’으로 지목돼 국내에서 사이버 테러가 발생할 때마다 주목을 받아왔다.

대북 전문가들은 현지 중국 기업에 고용된 북한 IT 인력의 규모가 과거보다 크게 줄었지만 중국에 나와 있는 북한 각 기관의 대표부와 대외 인터넷사이트 관리기구, 무역업체들에도 IT전문인력이 상당수 포진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해킹 공격을 감행할 능력을 갖춘 것으로 보고 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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