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에 국산 로봇 첫 적용, 스테이지 오토메이션 가능성 열었다

스테이지 오토메이션(Stage Automation). 공연예술의 독창성을 위해 특정 공연의 특별한 연출을 목적으로 제작돼 사용하는 기계적 장치를 말한다.

9일 예술의 전당에서 막을 올리는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스테이지 플라잉 로봇이 출연한다. 로봇공연이 아닌 공연문화에 로봇의 활용 가능성을 검증받는 스테이지 오토메이션의 첫 무대가 될 것으로 보여 관련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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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기술로 개발된 로봇이 처음으로 뮤지컬 공연에 적용된다. 스테이지 플라잉 로봇을 적용한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리허설 장면.

이번 스테이지 플라잉 로봇의 공연문화산업의 적용은 한국로봇산업진흥원(원장 정경원)의 시장 창출형 로봇보급사업의 지원을 통해 이뤄졌다. 총 사업비 8억3400만원을 지원했고 경일디지인앤텍과 한국뮤지컬협회, 설앤컴퍼니가 공동으로 과제를 수행했다.

스테이지 플라잉 로봇은 이번 뮤지컬 공연에서 배우의 무대연출을 도와 극적인 효과를 이끌어내는데 활용된다. 배우의 움직임을 다이내믹하게 표현하기 위한 최적의 장치로 기존 공연에 입체감을 불어넣는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문화와 로봇의 융합은 산업간 융합의 새로운 사업모델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창조경제의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을 전망이다. 이번 공연은 향후 국내 창작 뮤지컬 및 연극 공연 등에 로봇 활용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수입에 의존해온 공연 무대 자동화 장치에 대한 수입대체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지난 2013년 해외 뮤지컬 수입비용은 3000억원 수준이며, 이 가운데 5%인 150억원이 스테이지 오토메이션 수입비용으로 지출됐다.

국산 로봇의 공연문화 적용이 성공한다면 수입대체 효과뿐만 아니라 국내 제작 뮤지컬의 작품성을 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된다. 현재 뮤지컬 무대 예술 감독들은 기존 공연장에 설치된 무대기계 장치만으로 시나리오 표현을 할 수밖에 없어 창작 뮤지컬의 작품성이 해외 뮤지컬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앞으로 50여회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현장 공연을 통해 로봇시스템의 우수성을 검증하고, 이 기간 동안 국내 뮤지컬 및 공연 제작자들을 대상으로 활발한 마케팅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박철휴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로봇성장사업단장은 “국내 로봇기술을 스테이지 오토메이션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국내 로봇기술의 발전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향후 다양한 공연 및 퍼포먼스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한국뮤지컬협회 등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임태경과 주진모, 바다, 서현 등이 출연하는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9일부터 내달 15일까지 열린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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