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양판점 삼성디지털프라자가 지난해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파악됐다.
6일 전자신문이 입수한 ‘2014년 가전 내수시장 실적분석(회계감사전 추정치)’ 자료에 따르면 삼성디지털프라자의 지난해 매출은 1조8800억원으로 2013년의 2조30억원과 비교해 6%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조원대에 올라선지 1년 만에 1조원대로 하락한 것. 경기침체에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에 따른 스마트폰 보조금 규제가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측은 디지털프라자 지난해 실적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매출이 가장 많았던 곳은 롯데하이마트다. 이 회사는 지난해 2013년(3조5800억원) 대비 6.6% 늘어난 3조8150억원을 기록했다. 롯데하이마트 매출은 삼성디지털프라자·LG베스트샵·전자랜드프라이스킹 등 나머지 3곳 매출을 합한 것보다 많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만 48개 매장을 오픈하는 등 최근 2년 사이 롯데마트·빅마켓 등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100개가 넘는 신규 매장을 개설했다. 2012년 11월 롯데그룹이 인수할 당시만 해도 매장 수가 329개였지만 지금은 436개로 늘었다. 하지만 매장 수 확대에 비해 매출 증가 규모가 크지 않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LG베스트샵과 전자랜드프라이스킹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1조1200억원과 54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 미만 매출이 줄었다. 2013년 베스트샵 매출은 1조1300억원이었으며 전자랜드는 5406억원이었다.
업계는 이같은 실적 부진이 연이어 불거진 악재에다가 온라인과 모바일 중심으로 유통 채널이 확대됐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특히 4월에 터진 세월호 사태 영향이 컸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4월은 가전유통사가 대대적인 판촉에 나설 시점으로 당시에 제품을 알리지 못했던 것의 영향이 연말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마른장마 등 날씨가 기대만큼 따라주지 않아 계절상품이 많이 나가지 않았고, 기대했던 브라질 월드컵 특수도 누리지 못했다는 평가다.
업계는 올해 가전유통시장의 큰 폭 성장을 기대한다. 숍인숍 매장을 늘린 하이마트와 전자랜드에 대한 기대가 크다. 전자랜드는 메가마트 7개 점포에 전자랜드프라이스킹을 오픈했다. 일각에서는 온라인과 모바일 유통 채널 두각을 경계하는 목소리지만 가전제품 유통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 기업이 다양한 마케팅 기법으로 돌파구를 찾을 것이란 반응이다. 실제로 가전유통업계는 모바일 커머스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온라인·모바일과 오프라인 유통채널과의 시너지 창출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
김미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숍인숍 매장은 마트 고객의 자연스러운 가전매장 유입이 용이해 모바일 기기를 비롯한 소형가전 판매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올해가 결혼과 이사를 많이 한다는 ‘쌍춘년’이라는 측면도 기대요소다. 직전 쌍춘년인 2006년에는 우리나라와 중국 등 중화문화권에서 결혼 특수를 누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는 쌍춘년에다가 2년에 한번 돌아오는 ‘전세 이동의 해’라며 기대가 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표】2014년 주요 가전유통업체별 매출(단위:억원) / ※자료:업계 추정치>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