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업계 "5060을 잡아라". 고령화 접어드는 국내 업계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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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사카 중심가 우메다의 소니스토어. 매장 한쪽 ‘어른의 소니(大人のソニ㈏)’ 부스에 소니의 최신 워크맨 NWZ-A16과 헤드폰 MDR-10RC 청음 코너가 마련됐다. 매장 관계자는 “마이클 잭슨, 나카모리 아키나 등 일본 사회를 풍미했던 뮤지션들의 곡을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HRA) 음질로 재생해 중장년층의 향수를 돋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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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사카 우메다 소니스토어에 마련된 `어른의 소니` 부스 / 오사카(일본)=서형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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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사카 우메다 소니스토어에 마련된 `어른의 소니` 부스 청음코너 / 오사카(일본)=서형석기자

이처럼 일본 전자업계가 급속한 고령화 추세 속 소비계층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최신 제품에 중장년·고령층의 감성을 담아 내수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소니가 시작한 ‘어른의 소니’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4K 초고화질(UHD) TV ‘브라비아’, HRA 등 최신 제품에 1950~1980년대 ‘쇼와(昭和)’시절 문화 콘텐츠를 담았다. ‘아라비아의 로렌스’ 등 옛 영화를 4K급으로 업 컨버팅했고 빌리 조엘, 스티비 원더 등 당대 유명 뮤지션의 명곡을 HRA로 재가공했다. 고소득층이 많은 중장년층에 선호가 높은 다큐멘터리와 오케스트라 공연 등 최신 문화 콘텐츠도 확보했다.

소니는 이를 ‘월간 어른의 소니’로 연재한다. 10대, 20대 중심의 대중문화 속에 자신들의 자리를 목말라했던 5060세대를 겨냥해 옛 문화에 대한 향수와 함께 이를 제대로 즐기기 위한 제품들을 묶었다. 4K TV, 오디오는 물론이고 헤드폰, 카메라, 캠코더 등 종류도 다양하다. 소니는 도쿄 긴자 소니빌딩과 오사카와 나고야 소니스토어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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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사카 우메다 파나소닉 센터에 마련된 `테크닉스` 부스에 50년 간의 테크닉스 제품들이 전시돼 있다. / 오사카(일본)=서형석기자

파나소닉은 부활을 선언한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테크닉스’를 내세웠다. 1965년 옛 마쓰시타 전기 시절 출시했지만 2000년대 초반 파나소닉 영상·음향(AV) 가전의 침체와 함께 사라졌던 걸 되살렸다. 화려한 마케팅 대신 진공관 등 50년 오디오 기술을 강조해 중후한 느낌을 살렸다. 미쓰비시, 샤프 등도 4K TV 등 최신 제품 홍보 모델로 중장년층 연예인 기용에 적극적이다.

일본에서 5060세대는 소비의 큰손으로 떠오른 지 오래다. 일본생명기초연구소에 따르면 1990년 24.6%였던 일본 가계소비시장 전체에서 60세 이상의 소비비중은 지난해 44%, 2025년 47.2%, 2030년 50%에 육박할 전망이다.

도쿄대 고령사회 종합연구기구도 이들의 연간 소비 총액이 2012년 100조엔(약 916조원)을 돌파한 후 2020년까지 매년 1조엔가량 상승해 2030년 111조엔(약 1017조원)에 이를 것이라며 “내수 구조가 이들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 예상했다.

최장성 KOTRA 오사카 무역관장은 “튼튼한 내수 시장을 가진 일본도 급속한 고령화 속에 소비 계층과 산업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며 “전자업계뿐만 아니라 일본 산업계 전체가 이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노력에 적극적”이라고 전했다.

<※【표】 일본 60세 이상 고령층 소비 추이(단위:조엔) / 자료:일본생명기초연구소 추산, 도쿄대 고령사회종합연구기구 작성>

※【표】 일본 60세 이상 고령층 소비 추이(단위:조엔) / 자료:일본생명기초연구소 추산, 도쿄대 고령사회종합연구기구 작성

오사카(일본)=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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