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이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하게 되는 일은 무엇일까? 영화를 보고 나면 뭘 하고, 중요한 회의를 끝내고 나면 무슨 일을 할까? 모르긴 해도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보거나 그 사이에 걸려온 전화나 문자는 없는지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확인할 것이다.
우리 삶 가운데는 기술이 차지하는 부분이 많다. 스마트폰 안에는 전화, TV, 음악감상, 인터넷 검색, 내비게이션, 일정 관리 등 수많은 기능이 들어 있다. 10개국 언어를 번역하고 일상대화를 통역하는 서비스도 나왔다. 운동량과 섭취 칼로리양 측정은 물론이고 혈압과 당뇨 등 건강상태도 곧 체크할 수 있을 것이라 한다.
이런 일이 가능해진 것은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 즉 제조업과 IT·SW산업의 융합으로 만들어진 스마트기기와 서비스 덕분이다.
제조업은 그동안 눈부시게 발전해 왔다. 우리나라 TV, 반도체, 자동차, 조선, 휴대폰 산업 등은 이미 세계 정상에 우뚝 서 있다.
하지만 이제 제조업만으로 안정적인 경제성장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 글로벌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산업화는 가파르게 진전되고 있다. 중국과의 기술 격차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우리나라 제조업은 ‘수익 없는 발전’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늪에 빠진 지 오래다.
이를 타개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휴대폰 진화 사례에서 보듯 제조업을 IT·SW산업과 융합하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지식서비스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지식서비스산업이란 ‘지식을 집약적으로 생산·가공·활용하고 타 산업과 융합을 통해 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서비스업’을 말한다. 넓은 의미로 기술 기획·개발·평가·거래·디자인·컨설팅·교육·의료·문화 등의 서비스를 포함한다.
제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뿐 아니라 새로운 성장동력을 일으킬 수 있는 핵심 ‘가교산업’이다. 의료산업과 관광산업, 호텔산업을 융합한 메디텔(메디컬+호텔)이 좋은 예다. 특성상 전문지식이 있으면 창업이 쉬워 양질의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
제조업의 새로운 도약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IT·SW산업을 융합해 지식서비스산업을 정책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여기에 정부의 연구개발(R&D) 지원을 확대하고 세제 혜택도 줘서 기업의 투자를 적극 유도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지식과 아이디어가 수요자와 공급자 간에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자유롭게 유통·활용될 수 있는 지식생태계 플랫폼도 갖춰야 한다. 대기업의 지식서비스 외주 조달도 장려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시장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제조업이 ‘차이나 리스크’란 불안에만 떨 것이 아니라 지식서비스산업화를 지렛대로한 또 다른 점프를 준비해야 할 때다. 우리나라 제조 기업의 35.7%가 모여 있는 경기도가 이 같은 변화의 진앙지 역할을 맡아야 한다. 수도권이라 고급 인력이 몰려 있고 새로운 지식에 대한 접근도 용이하다. 판교테크노밸리·광교테크노밸리·안산사이언스밸리 등 지역혁신 인프라도 충분하다.
우리 경제를 지탱해온 제조업이 한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선 지식융합이 필수 과제다.
2015년 새해 연구개발, 디자인, 컨설팅, 교육, 의료, 문화 등 IT·SW산업 융합을 통한 제조업 업그레이드의 엔진에 불이 붙기를 기대해본다.
윤성균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sky29@gtp.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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