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국면 맞은 전력시장(상)]변동비 시장 구조 이대로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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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전력시장 구조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수면 위에 떠오르고 있다. 신규 발전소 대거 진입으로 전력수급 상황이 크게 여유로워진 것과 함께 발전사들의 수익 악화가 심해지면서 현재 운영 중인 연료 변동비 반영 시장 구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국제유가 하락 국면과 마찬가지로 전력 산업에서도 전력 수급 문제에만 급급하다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고민이 생겨난 셈이다. 새해를 목전에 두고 현재 국내 전력시장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해외의 시장구조 변화 사례,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가능성 등을 3회에 걸쳐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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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345kv 송전망 연결을 완료한 GS EPS 당진복합화력발전소 전경

발전소들의 연료 변동비로 전력 가격이 책정되는 현 전력시장 구조에 대한 재고찰 요구가 커지고 있다. 전력업계는 변동비 구조가 전력이 부족할 때는 가격 폭등을, 남을 때는 사업자들의 경영 악화를 야기하는 등 그 한계점이 노출되면서 새로운 제도 도입을 검토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변동비 구조의 문제점은 올해 들어 전력 수급이 여유를 찾으면서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했다. 현 전력시장 구조에서는 당일 가장 높은 가격으로 입찰한 발전소를 기준으로 전력가격이 책정된다. 그리고 원전과 석탄화력, 가스복합 등 모든 발전소들이 이 가격에 생산한 전력을 판매한다. 각 발전소들의 전력생산 단가가 있지만 그날 입찰한 최고 가격의 발전소가 시장가격의 기준이 되는 셈이다. 전력수급 상황에 따라 고비용 발전소가 기준이 되면 발전업계는 수익률이 높아지고 반대로 저비용 발전소가 기준이 되면 수익률은 떨어지는 구조다.

지금은 후자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전력이 풍족해지고 고효율 저비용 발전소가 전력가격을 결정하면서 효율이 낮은 발전소를 보유한 사업자들은 수익 저감과 적자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발전업계는 타개책으로 설비투자 보전금 성격의 기본금인 ‘용량요금’ 인상을 요구했지만,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불만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업계는 지금의 전력수급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는 가정 하에 변동비 구조가 전력시장 경쟁 저해와 국가 에너지믹스 혼란을 야기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금까지는 고비용 노후발전기가 일정시간 시장가격을 형성해주면서 마진을 제공했지만 올해 들어 노후발전기가 폐지 수순을 걸으며 종전 역할을 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력수급기본계획상 목표 예비율이 20% 이상 수준으로 설정된 만큼, 높은 예비율로 가스복합발전의 급전순위 후퇴와 실적 악화가 계속돼 시장 진입 장벽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구조 자체가 사업자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경우, 신규 발전소 건설이 줄면서 다시 수급부족 사태를 불러오는 악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전원별 에너지믹스 구조의 붕괴를 우려하고 있다. 현재 전력수급 여유에 따른 전력가격 하락의 영향이 그동안 첨두부하를 담당하던 가스복합발전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계절·시간별 전력사용 편차가 심한 경우 급전 지시에 빠르게 대응하는 가스복합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이들의 경영위기 현실화를 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전력 예비율이 높은 상황에선 지금의 가격결정 구조가 가스복합발전 사업자들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첨두부하를 담당하는 가스복합발전의 역할을 유지하고 이들이 우려하는 위기가 현실화되지 않기 위한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현 전력시장 연료변동비 구조의 한계점>

현 전력시장 연료변동비 구조의 한계점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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