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규제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규제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창조경제를 구현하고 신산업·신시장을 창출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과감히 개선하겠다는 것이 기본 방향이다. 부처가 머리를 맞대고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중점 추진과제를 선정했고 개선방향을 모색하기로 했다.
정부는 타당성, 파급효과, 시급성을 고려해 개선과제를 선정했다. 상반기와 하반기에 선정된 과제를 보면 그동안 기업과 민간에서 요구하던 것들이 포함됐고 방향도 대부분 민간의 의견을 수용했다. 규제들이 개선되면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타당성과 파급효과를 고려했다는 정부 설명에 수긍이 간다. 기업과 민간도 정부 방침을 환영한다.
꼭 필요한 규제를 개선하기로 한 만큼 시급성도 인정된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일부 중장기 규제개선 과제들은 실제 적용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시급하게 개선할 필요가 있어서 선정한 규제개선 과제인데 개선 작업에 시간이 지나치게 오래 걸린다면 이 역시 문제다.
예를 들면 상반기에 결정한 자율주행차의 일반도로 시험주행은 실제 제도 시행까지 3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자칫 기술 개발이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되는 이유다. 특히 미국 등 선진국에서 도로 시험주행을 하면서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인 것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물론 규제개선은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 ‘급히 먹는 밥이 목이 멘다’는 옛말처럼 서둘러 처리하다 또 다른 부작용을 야기할 수도 있다. 규제개선으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를 점검하고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시기에 3년이란 시간을 지나치면 시장을 모두 놓칠 수도 있다. 시급히 개선해야 할 규제라면 개선방향을 만드는 데도 더욱 촌각을 다투어야 하지 않을까.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