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의 반격이 시작됐다. 사이버 공격과 테러 위협을 받은 코미디 영화 ‘인터뷰’를 유튜브 등 온라인으로 배포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암살을 주제로 한 이 영화는 테러 위협으로 상영을 포기했다가 ‘전 세계 살포’로 전략을 급선회한 것이다. 주문형비디오(VoD) 형태로 유료 상영되자 관람객이 폭주하고 있으며 불법으로 내려받은 파일이 삽시간에 온라인에서 나돌고 있다. 이번 온라인 배포 결정에 앞서 성탄절에 미국 300여개 독립 영화관에서 개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영화 예매표가 곧바로 매진되는 등 관심이 크게 쏠렸다. 인기를 끌자 소니는 온라인 상영 사이트를 확대하기 위해 사업자를 물색하는 등 급반전이 일어나고 있다. 테러 위협으로 상영을 막으려던 영화가 오히려 흥행 봇물이 터진 격이다.
소니는 이번 배포 결정 이유를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니픽처스 CEO는 이번 배포 결정으로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앞서 상영 취소와 배포를 포기한 소니를 비판했던 버락 오바바 미국 대통령과 할리우드 스타들이 환영의 뜻을 밝히는 등 ‘용기’에 힘을 보탰다.
백악관은 영화 시청 여부는 국민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며 테러에 단호하게 대응한다는 기존 방침을 다시금 확인했다. 9·11 테러의 공포를 겪은 정부와 국민들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반응이다. 공포는 여전하다. 이번 재상영 방침으로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영화관 측에 테러 위협 가능성이 있다고 알리며 대비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재상영과 배포 결정을 비난하는 목소리는 찾을 수 없다. 테러에 한번 굴복하면 제2, 3의 위협이 이어질 것이라는 오랜 경험이 작용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올 들어 3·20 인터넷 대란부터 최근 원자력발전소 기밀문서 해킹 사고까지 크고 작은 사이버 테러를 끊임없이 당하고 있다. 앞으로도 공격은 계속 이어질 것이고 사전에 막아내기는 쉽지 않다. 위협도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굴복은 또 다른 공격을 부르게 된다. 소니의 이번 결정을 앞으로 우리에게 지속될 사이버테러 위협에 대처하는 모범 답안으로 삼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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