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는 ‘양자점 발광소자’ 효율을 저하시키는 원인을 밝혀냈다. 이를 활용해 양자점 구조를 변화시키고 세계 최고 밝기를 지닌 고효율 양자점 발광소자 제작에도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이병권)은 배완기 광전하이브리드연구센터 박사팀과 이도창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팀, 이창희 서울대 교수팀이 공동연구를 통해 발광소자 발광층의 양자점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전달 현상이 효율 저하 원인임을 규명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진은 양자점간 에너지 전달 현상이 최소화된 양자점 광원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전계 발광소자에 적용해 기존 보다 약 2배 향상된 세계 최고 밝기를 구현했다.
양자점은 1~20나노미터 크기의 동그란 반도체 나노입자다. 크기, 모양, 조성에 따라 방출하는 빛의 파장을 쉽게 조절하고, 높은 광효율 및 우수한 색순도를 지녀 차세대 디스플레이 및 조명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실제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밝기 영역에서 효율이 비교적 낮고 높은 전하 밀도에서 안정성이 떨어져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진은 얇은 필름에 둘러싸인 양자점들 사이에 에너지 전달현상이 빨라지면서 광효율이 급격히 저하되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어 양자점을 둘러싼 필름 두께를 다양하게 하는 실험으로 양자점간 거리를 기존 2㎚ 내외에서 10∼12㎚로 떨어뜨리면 양자점간 에너지 전달현상이 줄면서 광효율 저하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결과를 토대로 제작한 적색 발광소자는 1㎡ 안에 촛불 10만개를 켠 것과 맞먹는 10만 니트(Nit)를 구현했다. 이는 지금까지 보고된 최고밝기(5만∼6만Nit)보다 2배 가까이 밝은 것이다.
배완기 KIST 박사는 “양자점 발광소자 효율저하 원인을 해결하고, 소자 구동 안정성을 확보하면 양자점 기반 차세대 디스플레이 및 고휘도 조명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높은 안정성을 지닌 양자점 소재 및 소자 구조 개발에 집중해 양자점 기반 기술 상용화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