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의 코그모 캐릭터를 움직이는 로봇으로 만든 것으로 유명한 김용승씨는 메이커들 사이에서는 로봇 전문가로 유명하다. 로봇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부터 회로설계, 외형 제작까지 모든 것을 혼자 해낸다. 특히 자신의 개발 과정과 결과를 블로그를 통해 모두 공개해 메이커들의 많은 관심을 받는다.
김용승씨는 “직접 개발한 로봇팔을 공개했는데, 이를 활용해 작품을 만들어서 동영상과 사진을 보내준 분들이 세 팀이 있었다”며 “아이디어가 확산되는 것이 실제로 된다는 것을 알았고, (아이디어 공개가)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도 깨달았다”고 말했다.
원래 만들기를 좋아했던 그는 다빈치의 ‘오르니톱터’ 키트를 만들면서 만들기의 재미를 새삼 느꼈다고 했다.
김용승씨는 “제품 포장지에 제작기간이 한 달 반이라고 나왔는데, 왜 그렇게 오래 걸리는지 이해가 안됐다”며 “그런데 막상 열어보니 전부 본인이 가공해서 재료를 만들어야 했고 결국 제작에 한 달 반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걸 만들면서 나무를 다루는 기술이 생겼고 실력도 향상됐다”고 덧붙였다.
만들기라는 취미가 생기니 주변의 사물들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부서진 대나무 도마로 USB케이스를 만들고, 이를 인터넷에 올렸더니 사람들의 호응이 좋았다. 사람들의 호응은 용기가 됐다. 탄력이 붙자 대나무로 USB케이스 시리즈, 노트북 전등, 카메라 케이스 등을 잇달아 만들었다.
이후 우연한 기회에 함께 게임을 하던 사람과 함께 메이커 페어에 가게 됐고, 여기서 사람들과 교류하며 본격적인 로봇 만들기를 시도했다. 이렇게 해서 만든 것이 그를 유명 메이커로 만든 코그모 로봇이다.
김용승씨는 “코그모는 펌웨어, 회로, 소프트웨어, 케이스 제작 등 모든 것을 혼자 개발했다”며 “코그모를 가지고 메이커페어에 갔더니 로봇 전공하는 분들도 놀라더라”고 말했다.
코그모 로봇은 여러 전시회 등에 선보여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유튜브에 올린 코그모 동작 영상은 조회수가 58만회를 넘을 정도로 국내외에서 화제가 됐다.
김용승씨는 “장기적으로 다양한 캐릭터 로봇을 개발해 게임에서처럼 로봇이 싸우고 움직이는 것을 구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만들기를 시작하고, 재미있는 일이 많이 생겼다며 즐거워했다.
그는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이나 교보문고에서 전시도 해봤고 전시회에서 인연을 만나 결혼도 했다”면서 “이제는 만들기를 하고 싶은데 여건이 안 되는 분들을 위해 아이디어를 실현해주는 대리자 역할도 하고 있다”며 웃었다.
메이커 활동으로 쌓은 경험과 기술은 연구원인 직업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김용승씨는 “펌웨어만 개발했었는데 로봇을 만들면서 회로나 기구 분야의 기술이 생겼다”며 “다른 분야를 이해하게 되면서 회사에도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