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과 기술이 결합한 이른바 ‘핀테크’ 열풍이 뜨겁다. 미국 글로벌 기술기업은 물론이고 중국 기술기업까지 잇달아 가세했다. 사실상 분야 제한도, 국경도 없다. 세계 금융산업계가 온통 긴장한다.
우리 금융산업계만 상대적으로 느긋하다. 각종 규제로 인해 핀테크가 우리나라에서 미풍 수준인 탓이다. 문제는 글로벌 핀테크업체 공세를 무한정 차단할 수 없다는 점이다. 간편 결제와 송금을 시작으로 이미 포문이 열렸다. 안일하게 대응한다면 되레 더 큰 태풍으로 키워 맞을 판이다.
지난 12일 출범한 ‘스마트금융포럼’은 이러한 위기감에서 비롯했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금융산업 경쟁력을 빨리 높이지 않으면 글로벌 핀테크기업에 종속될 것이라는 불안이 증폭됐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공세인지라 더욱 두렵다. 막연한 불안과 공포를 현실 직시와 대응으로 극복하자는 것이 이 포럼 출범 이유다.
주목할 것은 이 포럼에 금융사와 정보통신기술(ICT)업체는 물론이고 금융당국자들도 참여했다는 점이다. 참석한 당국자들은 각종 규제를 지원으로 바꾼 새로운 금융생태계 조성을 다짐했다. 적절한 상황 인식이다.
금융사들이 요즘 어렵다. 경기 침체 여파로 예금, 대출, 주식거래 가릴 것 없이 죄다 위축됐다. 수익성이 악화되자 증권사도, 은행도 구조조정 압력에 내몰렸다.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절실하다. 금융+기술 융합을 변신 계기로 삼아야 한다.
핀테크 공세가 아무리 강력해도 금융사가 그간 쌓은 노하우와 고객정보, 그리고 신뢰를 당장 흔들지 못한다. 단 금융사 스스로 변해야만 이 기득권을 유지할 수 있다. 자체 혁신보다 정부 규제 탓만 하는 금융사는 기득권 유지는커녕 생존마저 장담할 수 없다.
스마트금융포럼은 금융산업계 인식 전환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 핀테크를 비롯한 금융과 기술 융합을 위기가 아니라 오히려 선제적으로 대응할 기회로 삼자는 포럼이다. 이 포럼을 통해 다양한 제도 개선책과 미래 융합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 아직 기회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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