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사업자의 주문형비디오(VoD) 매출이 올해 63% 수직상승하며 핵심 비즈니스 모델로 급부상했다.
스마트기기 대중화에 따라 실시간 방송을 중심으로 형성된 방송 콘텐츠 시청 형태가 VoD로 전환되면서 판매량이 급증, 올해 3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동안 가입자당 수신료(월 요금)를 주요 수입원으로 삼았던 유료방송 업계의 무게중심이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VoD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IPTV 3사가 기록한 VoD 매출 규모는 총 2952억원으로 집계됐다. 2110억원으로 조사된 전년 대비 40%가량 증가한 수치다. 올해는 지난 6월까지 1862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대비 63%를 넘어섰다. 연말까지 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최 의원은 자료에서 “유료방송이 가입자 포화상태에 빠졌지만 VoD 매출은 해마다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T는 지난해 VoD로 1716억원을 벌어들여 3사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1271억원) 대비 34%, 2011년(746억원) 대비 130% 성장한 수치다. 같은 기간 19% 성장률에 그친 수신료 매출 성장률을 크게 넘어섰다. KT의 올해 VoD 매출은 지난 6월 기준 982억원으로 조사돼 지난해 총매출 규모를 가볍게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문지형 KT미디어허브 과장은 “IPTV 시장에서 가장 많은 가입자를 확보한 것은 물론이고 클라우드 DVD, 평생 소장 VoD 등 다양한 VoD 서비스를 선보인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도 지난 3년간 VoD 매출이 급상승했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지난해 각각 739억원, 496억원을 VoD 시장에서 벌어들였다. 지난 2011년 각각 353억원, 233억원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양사 모두 갑절 이상 급증했다. 지난 6월 기준 513억원을 기록한 SK브로드밴드가 KT에 이어 두 번째로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됐다.
일각에서는 월 요금을 대폭 내린 결합상품으로 가입자를 유치, VoD로 수익을 보존하는 마케팅 방식을 도입한 IPTV 업계가 기존 유료방송 구조를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 서비스가 일종의 끼워 팔기 상품으로 전락하면서 유료방송 업계가 고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 사업자가 결합상품으로 방송 서비스 가치는 낮추면서 VoD 판매량을 늘려 자사 이익을 극대화하고 있다”며 “유료방송 업계의 상생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정부가 통신 사업자의 결합상품과 VoD를 포괄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IPTV 3사 연도 별 VoD 매출 현황(단위 백만원) / 자료: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
<IPTV 3사 연도 별 수신료 매출 현황(단위 억원) / 자료: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