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감각기관 모사한 초고감도 균열 센서 개발

국내 연구진이 거미의 감각기관을 모사해 기존 센서보다 최대 1000배 감도가 뛰어난 초고감도 센서를 개발했다. 변위나 압력측정 등을 위한 다양한 센서에 응용할 수 있어 상용화에 성공하면 산업적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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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만수 서울대 교수팀과 김태일 성균관대 교수팀은 공동 연구를 통해 미세균열(나노크랙)을 이용해 변위·진동·압력·음성 등을 기존 센서보다 100~1000배 향상된 감도로 측정하는 초고감도 센서를 제작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진은 거미가 미세한 진동을 감지하는 감각기관에 미세균열이 있는 것에 착안해 원리를 규명하고 이를 모사해 초고감도 감지센서를 개발했다. 거미는 미세한 주위 진동을 감지하는 우수한 감각능력을 가지고 있다. 거미 발목 근처에 존재하는 균열 형태의 감각기관이 진동을 감지하기 때문이다.

거미의 감각기관은 부드러운 내부와 균열이 있는 딱딱한 박막형태의 외부로 구성돼 있으며 이 균열과 신경세포가 연결돼 있다. 외부 진동이 있는 경우 거미 감각기관에 있는 균열이 벌어지거나 좁혀지는 것을 신경세포가 감지한다.

연구팀은 거미 균열형상 감각기관을 모사해 유연폴리머 기판 위에 백금 박막을 올린 후, 미세균열을 형성했다. 균열면 주위에 전류가 흐를 때 균열이 완전히 접촉된 경우는 전기저항이 매우 작으나, 외부 자극에 의해 균열이 벌어지면 전기저항이 크게 변한다. 이 저항 변화를 측정하면 주위 진동 등 미세한 물리적 변위를 측정할 수 있다.

최만수 단장은 “이번 연구는 변위센서 외에도 음성인식 센서, 압력 및 유량 센서 등의 감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응용 가능성이 있다”며 “백금 대신 값싼 구리나 알루미늄으로의 대체 연구와 양산 공정을 개발하면 3년 안에 상용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Nature)’ 11일자에 게재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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