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노믹스]조세회피처로 특허를 옮긴 반도체기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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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회피처 특허 양도는 IT기업이 주도한다. 그 중에서도 반도체 산업이 가장 적극적이다.

전자신문 미래기술연구센터(ETRC)와 특허 분석 전문기업인 광개토연구소(대표 강민수)가 공동 발행한 IP노믹스(IPnomics) 보고서 ‘특허보물섬, 조세회피처’는 조세회피처에 특허를 이동한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을 살펴봤다.

◇ 특허 양도 선두 주자, 마이크론테크놀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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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은 790여개 특허를 조세회피처에 양도했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Micron Technology, 이하 마이크론)는 보유 특허를 조세회피처로 대량 양도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마이크론이 보유한 특허 가운데 총 790여개가 케이만군도에 양도됐다. 마이크론이 양도한 특허는 전량 케이만군도에 위치한 앱티나이매징(Aptina Imaging)이 소유했다. 앱티나이매징은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이미지 센스 사업 부문이 분사해 설립된 회사다. 앱티나이매징은 케이만군도에 위치한 기업 가운데 ‘글로벌파운드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750여개 가량의 특허를 보유했다. 현재 앱티나는 CMOS 부문 각종 제품을 생산한다.

한편, 마이크론은 지난해 경쟁 관계에 있던 일본 반도체 기업 엘피다(Elpida)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 투자에 나섰다. 엘피다는 D램 부분에 특화된 반도체 업체로, IP 포트폴리오가 매우 강력했다. 마이크론은 엘피다 인수를 통해 D램 시장 점유율 향상뿐만 아니라 대량의 엘피다 특허까지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 조세회피처에서 특허를 관리하는 글로벌파운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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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파운드리는 조세회피처에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이다.

글로벌 기업 가운데 조세회피처에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은 글로벌파운드리(Globalfoundries)로 나타났다. 글로벌파운드리는 케이만군도에 총 5,983개 특허를 보유했다. 글로벌파운드리 본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했해 있으나, 특허는 케이만군도에 위치한 자회사에서 관리한다.

글로벌파운드리는 2009년 아부다비의 국영 투자회사인 어드밴스드 테크놀러지 인베스트먼트사(ATIC)가 AMD의 생산 부문을 인수해 설립한 파운드리(반도체 생산전문) 업체다. 당시 AMD는 최첨단 생산 공장이던 독일 드레스덴 Fab36을 매각했다. AMD는 생산 공장 매각 시 관련 특허 3,324건을 글로벌파운드리에 일괄 양도했다. 이 특허가 케이만군도로 이동했다. 글로벌파운드리가 보유한 전체 특허의 55.6%에 달한다. 현재 글로벌파운드리는 파운드리 부문 세계 2위 기업으로 삼성전자, IBM 등과 활발한 비즈니스를 전개 중이다. 매출은 40억 5600만 달러에 달한다.

◇ 특허 양도를 시작한 NXP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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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XP는 지난해부터 조세회피처에 특허 양도를 시작했다.

반도체 전문업체인 NXP반도체도 조세회피처에 특허 양도를 시작했다. NXP는 지난해 총 211건의 특허를 케이만군도에 양도했다. NXP는 2013년 처음으로 특허를 조세회피처에 양도했다. NXP 특허를 사들인 기업은 케이만군도에 위치한 파트너스포코퍼레이션리서치인터내셔널이다. 이 회사는 NXP로부터 양도받은 특허를 다시 퓨처링크시스템즈(Future Link Systems)에 양도했다. 퓨처링크시스템즈는 양도 받은 특허를 활용해 올 3월 인텔을 제소했다. 결국 NXP가 조세회피처에 양도한 특허가 경쟁사인 인텔 제소에 활용된 것이다. NXP는 필립스가 설립한 반도체 회사로, 2006년 필립스에서 분사했다. 현재 보안 결제카드 보안 IC 부문 세계 1위 기업이다. 매출액은 63억 달러에 달한다.

IP노믹스 보고서 ‘특허보물섬, 조세회피처’는 2001년 이후 특허 유입이 급증한 조세회피처를 대상으로 △조세회피처별 특허 양도 현황 △특허를 옮긴 주요 글로벌 기업 △특허 이동에 나선 NPE 동향 △특허 이동 이후 글로벌 특허 소송 변화 등을 심층 분석했다.

※ 상세한 내용은 IP노믹스 홈페이지(http://www.ipnomics.c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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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욱기자 wo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