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모바일게임 ‘도탑전기’가 초반 흥행에 시동을 걸면서 ‘차이나 게임 경보령’이 내려졌다.
100억원 규모 마케팅으로 단기간에 국내 시장에 안착한 슈퍼셀 ‘클래시오브클랜(핀란드)’에 이어 중국산 모바일 게임도 똑같은 방식으로 ‘성공 방정식’을 쓸 경우 이를 벤치마킹한 ‘차이나 게임’이 한반도에 밀물처럼 밀려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에서 성공한 게임이 대륙으로 진출하던 것과 반대로 이젠 자본력을 갖춘 중국 게임이 한국시장 안방을 점령할 것으로 우려됐다. 1일 구글과 가이아모바일에 따르면 도탑전기는 정식 서비스 이틀 만인 1일 오후 구글 플레이 스토어 매출기준 상위 60위권, 다운로드 기준 상위 11권에 진입했다.
이 게임은 지난 11월 28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게임에 따라 편차가 크지만 통상 국내 구글플레이 기준 상위 1위~5위권 게임들은 일 매출 약 1억원에서 최고 5억원가량을 올린다.
도탑전기를 국내에 서비스하는 가이아모바일 관계자는 “이례적인 상황으로 보고 있다”며 “출시 이틀 만에 매출과 다운로드 지표에서 모두 강한 상승곡선을 기록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이아모바일 측은 출시 일주일을 기점으로 마케팅을 강화할 전망이다. 12월 말 대규모 업데이트를 전후해 스타 마케팅과 방송(케이블) 광고도 시작한다.
회사 관계자는 “일주일 정도 지표를 살펴보고 (성공) 가능성이 확실하다는 것을 전체로 대규모 마케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도탑전기’가 현재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매출 1위인 슈퍼셀 ‘클래시오브클랜(CoC)’과 유사한 방식으로 상위권 탈환에 나설 것으로 예측했다.
슈퍼셀은 올해 한국 시장에서 CoC에만 약 100억원 이상 마케팅·광고 비용을 쏟아 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게임은 10월 이후 구글플레이 기준 매출 1위를 수성 중이다.
모바일 게임사 관계자는 “CoC의 경우 100억원대 마케팅 비용을 이미 회수했다”며 “게임성은 기본이고 모바일게임에서도 대규모 마케팅이 곧 흥행으로 이어지는 공식이 자리 잡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리리스게임스가 개발한 카드게임 ‘도탑전기’는 iOS용 게임이 출시된 7월 이후 일 매출 30억원을 기록하는 등 중국과 대만 등지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도탑전기를 모방한 수많은 아류게임이 나오는 등 모바일게임 업계에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된다.
게임성과 대규모 마케팅을 앞세운 외산게임의 공습은 국내 업계 입장에서 새로운 도전이다.
11월 현재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 게임앱 매출 10위권에는 클래시오브클랜을 제외한 나머지 게임들이 국내 개발사가 개발한 게임들로 채워졌다. ‘영웅’ 등 신작이 10위권에 진입하는 등 여전히 국산 모바일 게임이 강세다.
모바일 게임사 관계자는 “자금력을 앞세운 외산게임의 강세로 상위권 진입장벽이 높아지는 반면 전체 판이 커진다는 양면을 가지고 있다”며 “모바일 게임 산업이 점점 고도화되며 국내 업체들도 맷집을 키워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