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나 리프트와 같은 공유경제 차량 서비스가 득세하면서 미국 주요 도시 내 택시 영업 면허증 가치가 폭락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뉴욕시의 개인택시 영업 면허증 거래 가격이 지난 10월 평균 87만2000달러(9억 7384만9600원)로, 지난해보다 약 17% 하락했다고 자체 통계 분석을 인용해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스턴에서는 70만달러(7억8064만 원)에 팔리던 면허증이 56만1000달러(6억2562만7200원)까지 떨어졌다. 뉴욕뿐 아니라 시카고, 필라델피아 등 주요 도시의 택시 영업 면허증 거래 가격도 평균 17%~20%씩 떨어지고 있다.
도나 블라이드쇼 보스턴 택시 협회 대변인은 “보스턴에서는 우버 때문에 택시 산업에 타격이 크다”며 “425달러에 본인 영업 면허증을 내놓은 택시 기사들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수도 워싱턴에서 우버 합법화 법안이 통과됐다. 앞서 미국 시카고에서도 우버의 합법적 영업을 인정했다.
미국에서는 시별로 택시 운행 대수를 제한한다. 택시를 몰기 위해선 영업 면허증을 대여하거나 빌려야 한다. 시가 고정된 수의 택시 영업 면허증을 발급하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택시 영업 면허증 거래 자체가 줄고 있다. 거래가 되더라도 사상 최저 가격으로 면허증이 팔리고 있다.
보스턴에서는 지난해 대비 거래 가격이 약 20% 떨어졌는데 7월 이후 면허증 거래는 단 5건 뿐이었다. 시카고에서는 지난 7월 이후 11개의 거래가 이뤄졌다. 작년 동기엔 147개의 거래가 성사됐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거래량 자체가 눈에 띄게 줄어든 만큼 소수의 거래가격이 정상적인 시장가를 대변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에서 택시 영업 면허 중개거래를 하는 래리 요내스쿠 씨는 “우버가 등장한 이후로 평화로웠던 택시 산업이 파산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우버는 일반 택시와의 가격 경쟁력에서도 앞선다. 약 7마일(약 11km)을 가는데 일반 택시로는 26달러이지만 우버 액스로는 12.3달러로 절반에 지나지 않는다.
점차 가격 경쟁력에서도 일반 택시가 우버에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거금을 들여 택시 영업 면허증을 살 유인책이 사라진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뉴스해설
“우버가 더 싸고 편한데 일반 택시를 이용할 이유가 있을까요?”
미국 택시 기사들은 최근 급격히 금전적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택시 영업 면허증 거래가격을 보며 한숨짓고 있다. 아예 면허증 거래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 시가 대다수이고 거래가격은 작년 동기 대비 20%씩 뚝뚝 떨어지고 있다. 우버가 득세하면서 일반 택시 승객이 우버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불법 논란에 휩싸였지만 최근 우버테크놀로지의 기업 가치는 400억달러(44조572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사용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국내에서도 택시업계는 반발하고 있지만 이용자는 증가세다. 최근 우버 코리아는 한국 진출이래로 신규 가입자가 455%이상 증가 했다고 국내 고객에게 감사의 인사를 밝히기도 했다.
국토부와 서울시도 우버 서비스를 현행법 위반으로 규정해 놓은 상태다. 전국 택시노조와 개인택시 조합 등 서울 택시 4단체는 반대집회를 열었다.
국내에서는 우버를 두고 ‘혁신적 서비스’와 ‘불법 서비스’라는 주장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는 있지만 미국처럼 직접적으로 면허 거래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는 수치는 나오지 않았다.
전 세계적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우버와 기존 택시업계의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미국 주요 도시 택시 영업 면허증 거래 가격 변화>>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