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제대로 쓰지 않으면 쓸모없다는 뜻이다. 연구개발(R&D) 정책 당국과 출연 연구소, 대학 등이 늘 되새길 만한 속담이다. 열심히 기술을 개발해 놓고 정작 제대로 사업화하는 것이 신통찮기 때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기술평가원이 지난해 국가 R&D 성과를 분석한 결과 기술이전이 여전히 답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징수건수와 기술료 수입이 각각 5284건과 2431억 원으로 전년보다 4.6%와 15.2% 감소했다. 그나마 사업화 건수는 1만5315건으로 전년보다 5.8% 늘어났다. 국가가 정책적으로 연구하고 개발한 기술에 대한 민간 수요는 늘어났지만 실제 가치는 뚝 떨어졌다는 방증이다.
둘 중 하나의 요인이 작용한다고 봐야 한다. 산업계가 쓸 만한 기술 개발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또 있기는 하지만 산업계가 모를 수 있다. 앞의 이유라면 R&D 자체를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 아무래도 개선에 시일이 걸린다. 후자라면 안타까운 일이다. 정보 공유가 미흡해 제대로 쓰일 만한 기술이 썩힌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최근 낸 보고서를 보면 이런 사례가 꽤 있을 것으로 추정할 만하다. 공공연구기관 기술사업화 전담조직이 평균 5.54명으로 일본의 7분의 1 수준이라는 내용이다. 운영도 규정에 맞춰 형식적으로 이뤄진다. R&D 투자 비율이 세계 최고임에도 결실을 제대로 거두는 못하는 이유가 열악한 기술이전·사업화 인프라에 있다.
25일부터 이틀간 서울 과학기술회관에서 ‘테크비즈코리아 2014’가 열린다. 출연연, 산하기관, 대학 등이 민간 이전을 원하는 기술을 선보이는 행사다. 기업이라면 꼭 필요한 기술을 찾을 기회다. 특히 R&D 여력이 부족한 중소 벤처기업에게 유용하다. 적극 활용할 일이다.
정책당국과 연구기관도 이런 행사를 통해 기술 사업화 성공사례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 그럴수록 기술이전과 사업화에 대한 인식을 제고할 수 있다. R&D 품질은 저절로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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