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IPTV 3사가 중계권 문제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를 방영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브라질 월드컵 이후 다시 한 번 블랙아웃(송출중단) 사태가 빚어지면서 모바일 IPTV의 신뢰도가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이번 블랙아웃 사태는 모바일 IPTV에 플랫폼 인 플랫폼(PIP) 형태로 탑재된 지상파 N스크린 서비스 푹(pooq)이 중계권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빚어져 책임 공방으로 비화되는 양상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KT미디어허브,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모바일 IPTV 3사 애플리케이션에 탑재된 푹은 지난 4일 개막한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경기 중계방송 송출을 중단했다. 모바일 IPTV에서 푹 서비스가 중단된 것은 지난 6월 브라질 월드컵에 이어 두 번째다.
푹을 운영하는 콘텐츠연합플랫폼 관계자는 “푹이 일방적으로 (모바일 IPTV) 방송 송출을 중단한 것은 아니다”며 “한국시리즈 중계권을 구매하지 않았기 때문에 중계방송 콘텐츠를 제공하지 못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현재 모바일 IPTV에 탑재된 푹은 4차전까지 진행된 한국시리즈 매 경기 해당 지상파 방송 채널에 “저작권이 없는 프로그램으로 방송이 불가합니다”는 안내문을 게재했다. 반면에 스포TV 등 일부 채널과 네이버, 다음 등 포털은 매 경기 정상적으로 실시간 중계방송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IPTV 업계 관계자는 “푹은 (한국시리즈) 개막 전 내부 사정으로 중계방송 콘텐츠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통보했다”며 “매 경기 종료 시간까지 검은 화면을 띄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료방송 업계는 푹이 모바일 IPTV 블랙아웃 시간 동안 대체 프로그램을 별도 편성·송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시리즈가 방송법에 명시된 국민관심행사는 아니지만 장시간 방송이 중단되면 수백만명에 달하는 모바일 IPTV 가입자의 시청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IPTV 3사가 보유한 가입자 수는 각각 200만명 내외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콘텐츠연합플랫폼 관계자는 “모바일 IPTV 3사와 콘텐츠 제공 계약 당시 중계권이 없는 콘텐츠는 제공하지 않기로 이미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세 시간 이상 진행되는 야구경기 특성상 이번 한국시리즈가 7차전까지 열리면 모바일 IPTV에서 무려 20시간 이상 블랙아웃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모바일 IPTV 3사와 푹이 기존 계약 조건을 수정하는 등 가입자 시청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