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폭발 시대다. 이 순간에도 수많은 데이터가 생산되고 소비된다. 넘쳐나는 데이터는 새로운 시대의 원유(原油)에 비유된다. 시장을 주도할 핵심가치라는 설명이다.
관건은 아이디어다. 새로운 생각은 일상생활의 불편함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데이터를 활용해 일상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비용까지 절약해 주는 똑똑한 서비스가 주목받는 이유다.
특히 데이터는 창조경제 시대의 성장동력이다. 창의적 아이디어로 혁신을 창출 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수단으로 각광받는다. 실제로 기상청은 민간 사업자에게 기상 데이터를 제공해 약 2억원의 수수료를 받았고 기상 사업자는 기상데이터를 활용해 31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개발 작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특히 실생활과 밀접한 상품에 대한 개발·수요가 높다.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은 자체 운영 중인 데이터 거래사이트 ‘데이터스토어’ 활용실태를 분석한 결과 데이터스토어 이용자 62.0%가 새로운 서비스나 앱 개발을 위해 데이터 상품을 구매, 또는 이용했다. 학교 내 과제 또는 논문 작성과 그에 따른 근거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은 13.5%로 나타났다. 마케팅 분야 이용(13.5%)은 기업정보를 활용해 TM 등 기업 대상으로 한 영업에 활용한다. 이용자 11.0%는 사업전략 수립을 목적으로 데이터를 이용했다.
분야별로는 ‘기업일반’ 정보에 대한 이용신청이 16.6%로 가장 높았다. 또 지도·지리 정보(12.9%), 공연·예술(11.7%), 쇼핑·고객(11.0%)이 뒤를 이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해소한 우수 비즈니스 모델도 속속 제시된다.
대중교통이 발달한 서울에서도 자동차가 꼭 필요할 때가 있다. 노약자와 동행하거나 짐을 실어야 할 때 등이다. 하지만 마땅히 주차할 곳은 없고 유료 주차장 요금은 부담스럽다. 파킹스퀘어가 만든 ‘파크히어’는 목적지 주변의 주차장 정보를 제공한다. 위치와 요금 등 기본 정보뿐만 아니라 출입구와 주차면의 수치, 주차권 발권 방식 등 세부정보를 함께 제공한다. 애플리케이션 내에서 주차장 예약과 결제까지 가능하다. 때문에 요금 정산을 위해 현장에서 현금이나 카드를 꺼내는 번거로움도 사라졌다.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늘면서 배터리 소모에 대한 스트레스도 증가했다. 하루에 한 사람이 스마트폰을 두 번 충전한다고 가정하면 국내에서만 매일 5000만번 충전되는 셈이다. 마이쿤의 ‘플러거’는 스마트폰의 배터리 충전장소를 알려주는 SNS 애플리케이션이다. 반경 500미터 내에 충전이 가능한 커피전문점·식당·휴대폰 매장 등을 찾아준다. 사용자는 마음 편하게 충전하는 장소를 찾고 상점들은 ‘플러거’를 통해 그들을 매장 안으로 끌어들인다. 충전장소 수집은 마이쿤 직원들이 발로 뛰어 만든 초기 데이터에 사용자들이 직접 등록한 데이터가 더해지는 방식이다. 보이스피싱의 등장과 함께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전화는 꺼리게 된다. 하지만 꼭 받아야 하는 전화도 있다. 에바인이 만든 ‘뭐야 이번호’는 발신자 정보를 알려주는 전화번호 식별 애플리케이션이다. 지난 7월, IOS 버전을 출시한 지 단 이틀만에 앱스토어 무료 전체 1위를 달성한 서비스다. ‘뭐야 이번호’는 상호, 업종, 주소 등 모르는 발신자의 세부정보를 알려줄 뿐만 아니라 스팸신고 건수를 통해 스팸전화와 필요한 전화를 구별한다. 서비스에 필요한 발신자 정보 데이터 수집엔 사용자들이 직접 참여한다. 자신의 통화 경험을 직접 서비스에 등록하고 잘못된 정보를 수정할 수 있는 집단지성 방식이다. 은행, 보험, 카드회사 등은 ‘뭐야 이번호’를 통해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발신정보를 확인하고도 수신한 사용자를 대상으로 타깃 마케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DB스타즈, 데이터 활용 창업 선도
미래부와 DB진흥원이 올해 처음으로 도입한 ‘DB-스타즈’ 사업은 데이터를 활용한 창의적 사업 아이디어를 액셀러레이터와 성공벤처인이 함께 키워가는 프로그램이다.
중소기업·일반인·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DB를 활용한 사업화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우수 서비스를 선정한다. 선정된 아이디어 기반의 서비스 개발과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사업화 인큐베이팅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개발된 서비스의 시장정착을 위한 홍보·자금 조달도 지원한다.
지난 5월 13개 팀(론칭 7개, 밸류업 6개)을 DB-스타즈 1기로 선정했다. 론칭은 창업과 신규서비스 출시, 밸류업은 기존 서비스에 데이터를 접목, 고도화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이후 4개월간 사업화지원금과 전담 멘토링, 스킬업 교육, 네트워킹 등을 집중 지원했다. 사업화 지원금과 개발비 명목으로 팀당 4000만원이 지급됐다. 성공벤처인과 창업경험자 중심의 멘토단 구성, 사업화에 필요한 실질적 조언과 도움을 제공했다.
최근 1기 졸업 13개 팀을 대상으로 최종 공개심사를 거쳐 5개 우수팀을 시상했다.
대상은 론칭 부문과 밸류업 부문에서 각각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썸페이(SomePay)’를 개발한 ‘어떤사람들’과 차량 진단〃수리 이력 관리 및 정비 서비스 ‘카페인(Carffeine)’을 개발한 ‘카페인모터큐브’가 수상했다. 최우수상 3팀은 발신전화 식별 앱을 개발한 ‘에바인’, 스마트폰 충전장소 공유서비스를 개발한 ‘마이쿤’, 실시간 주차장 할인 예약서비스를 개발한 ‘파킹스퀘어’가 선정됐다.
DB-스타즈 1기 팀은 4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투자유치, 앱 다운로드, 매출상승 등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였다. ‘카페인모터큐브’는 한화S&C로부터 5억원, 퀄컴벤처스로부터 10만달러를 유치했다. ‘원트리즈 뮤직’은 서울투자파트너스 등으로부터 7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4개 팀이 총 24억의 투자를 받는 성과를 보였다.
또 ‘마이쿤’의 ‘플러거’와 ‘에바인’의 ‘뭐야이번호’는 이용자의 폭발적 반응에 힘입어 각각 구글 플레이와 앱 스토어에서 다운로드 1위를 달성했다.
특히 출시 50일 만에 13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플러거’는 실리콘밸리 엑셀러레이터인 ‘500Startups’의 투자를 받아 본격적 해외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밸류업 부문의 경우도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카페인모터큐브’ 449%, ‘파킹스퀘어’ 333%, ‘원트리즈 뮤직’ 63% 등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기록중이다.
대기업 업무제휴와 해외 유명 엑셀러레이터의 투자 논의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로톡’을 운영하는 ‘로앤컴퍼니’는 다음카카오와, ‘파킹스퀘어’는 SKT T-MAP, 현대엠엔소프트 맵피와 서비스 제휴를 이끌었다.
강성주 미래부 정보화전략국장은 “정부는 창의적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갖춘 데이터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이들을 육성하는 성장의 창구로써 전폭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대상 수상업체 소개
[어떤사람들 썸페이]
‘썸페이’는 데이터 활용 창업 지원 프로그램 ‘2014 DB-스타즈’에서 론칭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모바일 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오프라인 시장을 대체하고 있지만 ‘결제’가 걸림돌이다. 모바일 결제를 위해선 평균적으로 18단계를 거치며 중도 포기율은 50%가 넘는다. 보다 간편한 모바일 결제서비스를 원하는 사람에게 어떤사람들의 ‘썸페이’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썸페이’는 앱 설치가 필요 없는 원클릭 모바일 결제 솔루션이다. 쇼핑몰 결제를 위해 또 다른 앱을 설치해야 하는 불편한 경험을 최소화해 모바일 결제 과정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또 데이터 분석을 통해 서비스 안전성과 보안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결제자의 IP 주소, 과거 결제 이력, 구매 상품과 배송주소 등의 통계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이를 통해 부정 결제가 의심되면 추가 인증 절차를 요청한다.
[카페인모터큐브 카페인]
자동차에 대해 잘 몰라 정비소 바가지가 걱정스러웠던 사람들은 ‘카페인’을 이용해 보자. 카페인이 만든 ‘카페인’은 의료서비스 프로세스와 ICT를 자동차 정비에 적용한 독특한 서비스다. 제휴숍 정비사가 등록한 사진과 코멘트를 통해 차량의 정비 이력을 관리한다. 동시에 소비자 차량유지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차량 관리 컨설팅을 제공한다.
‘카페인’의 특징은 그동안 구두 설명에 의존해야 했던 정비 서비스의 내용을 사용자가 직접 확인하고 판단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일반인들도 이해가 쉽도록 주로 사진과 동영상 형태로 차량정보를 제공한다. 정확한 정보 제공은 과잉정비를 방지하고 차량유지비용을 절약하게 해준다. 바쁜 직장인들을 위해 기획한 자동차 픽업 서비스는 특히 호응이 좋다.
<2014 DB-스타즈 참가 서비스 현황>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