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높은 가격은 여전히 대중화의 걸림돌이다. 하지만 가격을 낮추기가 쉽지 않다. 일반 자동차에 비해 단순한 구조를 가졌지만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배터리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최근 독일 칼스루헤 공과대학 연구진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 효율을 획기적으로 올릴 수 있는 제조기술 개발에 성공 했다. 배터리 안에 들어가는 전극 호일을 세계 최초로 분당 100m까지 일괄처리 하는 제조 방식이다. 기존 제조방식보다 3배 이상 제조 속도를 높여 리튬-이온 배터리 가격을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전극호일은 활성 물질과 다양한 첨가제를 포함한 슬러리를 구리나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호일에 코팅을 입히는 방식으로 생산된다. 기존 기술에서는 분당 25~35m 생산이 한계다.
보통 코팅 작업은 후속 공정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일정 크기만큼 호일의 크기를 분할해 작업하는 단속 코팅 방식을 취한다. 단속 코팅은 코팅 속도와 무관하게 미리 정의된 출발과 정지 가장자리가 필요한데 연구진은 이를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얇은 막(멤브레인)으로 제어할 수 있게 했다.
공정을 복잡하게 하는 추가 이동 부품이 필요하지 않고 분당 1000개에 이르는 전극 패턴을 높은 정밀도로 코팅할 수 있다. 멤브레인 수치 최적화로 코팅 매개체의 특성도 있는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단속 코팅뿐만 아니라 연속 코팅 생산에도 적용 가능하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적용하면 같은 투자비용으로 전극생산을 3배 정도 향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험 물량 수준의 전기자동차용 전극 생산에 이미 성공했으며 현재 자체 보유한 다른 배터리 관련 특허와 결합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상용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배터리 생산 비용을 절감해 전기차 대중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