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과학, 이번주엔]보이저 1호, 토성 접근

1980년 11월 12일, 행성 탐사를 위해 발사된 보이저 1호(Voyager 1)가 토성을 지나가면서 행성과 위성들에 대한 자료와 사진을 전송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1977년 발사한 무인 탐사선 보이저 1호는 1979년 3월 5일 목성을 지났고, 이어 토성까지 통과했다. 1989년에 본래 임무를 마쳤고 ‘보이저 성간 임무’라는 새로운 과제를 수행 중이다. 보이저 1호는 항해를 계속해 지난해 9월 태양계를 벗어났고, 현재도 시간당 6만㎞씩 지구에서 멀어지고 있다.

Photo Image

3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항해를 할 수 있는 것은 중력 보조라는 항법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중력 보조는 탐사선의 추진력을 사용하지 않고 행성이 탐사선을 끌어당기는 중력을 이용해 행성에 가까이 다가가고, 탈출할 때만 연료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를 적절히 활용한 결과 보유한 추진력보다 더 긴 거리를 여행할 수 있게 됐다. 보이저 1호는 세 개의 방사성동위원소 열전기 발전기(RTG)를 사용한다. 이미 예상 수명을 넘었지만, 2030년까지 지구와 통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적 성과도 많이 거뒀다. 목성을 지나며 위성인 ‘테베, 메티스, 아말테아’를 발견했다. 토성에서도 ‘아틀라스, 프로메테우스, 판도라, 에피메테우스’의 4개 위성을 새로 찾았다.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발견했던 목성의 거대 위성 ‘이오’를 지나며 용암이 흘러나오는 모습을 촬영해 위성의 화산활동을 처음 확인한 성과도 있었다.

보이저 1호가 촬영한 사진과 수집한 정보는 전파를 통해 지구로 전송된다. 현재 보이저 1호가 있는 곳에서 보낸 정보는 빛의 속도로 날아와 약 18시간이면 지구에 도착한다.

NASA는 보이저 1호와 쌍둥이 탐사선 보이저 2호도 만들었고, 1호보다 16일 먼저 우주로 발사했다. 보이저 2호는 목성과 토성까지 1호와 비슷한 경로로 날아갔고, 이후 천왕성과 해왕성을 차례로 관측했다. 현재는 태양권의 바깥쪽을 항해하고 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