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인 미디어]미래 범죄 예측한다 `마이너리티 리포트`

영화의 배경은 2054년이다. 2054년의 미래는 범죄가 일어나기 전에 미리 예측 가능한 ‘프리크라임 시스템’으로 범죄율을 획기적으로 낮춘다. 프리크라임 시스템은 세 명의 예언자 뇌에 있는 이미지를 영상으로 바꾸는 장치다. 미래 살인 범죄를 볼 수 있는 예언자의 뇌를 이미지화해 사전에 범죄를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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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크루즈가 맡은 주인공 존 앤더튼은 프리크라임 시스템 팀장이다. 범죄로 아들을 잃은 아픔이 있는 존은 프리크라임 시스템 팀장으로 탁월한 능력을 보이지만 어느 순간 시스템이 그를 새로운 살인자로 지목하며 쫓기는 신세가 된다.

2002년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다.

미래의 일어날 일을 미리 예측해 범죄자를 체포하는 말 그대로 ‘영화 같은 일’을 그린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1956년 발표된 필립 K. 딕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소설에서 출발해 영화로 이어진 상상력은 이제 기술의 발달로 조금씩 현실이 돼 가는 분위기다.

특별한 능력을 지닌 예언자의 뇌를 보는 기술은 아니다. 2014년,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현실로 만드는 기술은 바로 빅데이터다. 스마트폰과 CCTV, 신용카드 사용 이력 등을 조합해 특정 개인의 관심사와 위치는 물론이고 미래 행동 패턴을 분석한다. 범죄자라면 데이터 분석은 더욱 정밀해진다. 혈압과 혈중 알코올 농도, 맥박, 주변 소리까지 감지해 범죄를 예측한다. 실제 법무부가 오는 2016년을 목표로 외부 정보 감응형 전자 발찌 개발에 들어갔다. 경찰청은 전과자 정보와 유동 인구, 날씨 정보를 분석해 특정 지역 범죄 가능성을 예측하는 ‘지오프로스’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범죄 예측 소프트웨어 개발과 도입이 한창이다. 런던경찰청은 컨설팅 기업 ‘액센추어’가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통해 지난 4년 동안 발생한 범죄 데이터를 수집 중이다. 데이터에는 범죄 날짜와 장소, 범인을 비롯해 범인이 사용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물도 포함된다. 분노와 불안 등 게시물에 표현된 해당인의 감정 상태까지 고려한다. 이를 통해 ‘고위험’ 폭력조직을 선별하고 이들 조직원이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을 분석한다. 런던경찰은 20주간의 시험 운용을 거친 후 효과가 입증되면 즉시 도입할 예정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은 이미 범죄 예측으로 뚜렷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2012년 빅데이터 기반 범죄 예측 시스템을 도입한 후 범죄 발생률이 25% 감소했다.

영화에서는 결국 ‘프리크라임 시스템’ 예측이 틀린다. 살인범으로 지목된 존은 아들을 죽인 원수를 만나지만 복수를 포기한다. 존은 자유의지로 시스템이 예측한 살인범이란 운명을 거부한다. 영화는 결국 인간의 자유의지가 운명을 바꿀 수 있음을 말한다. 이는 현실에서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빅데이터 분석이 정교하게 발전해도 인간의 의지로 범죄 예측을 의미 없게 만드는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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