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삼성과 손잡고 알뜰폰 사업을 강화한다. 이마트 외부로 판매망을 확대해 고객 접점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삼성 역시 휴대폰 판매에 도움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판매가 이달부터 이마트 알뜰폰(MVNO) 판매를 대행한다.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전자판매는 가전제품을 파는 디지털프라자와 휴대폰을 다루는 모바일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판매는 디지털프라자 주요 50개 매장에서 이마트 알뜰폰을 판매하기로 했다. AS센터를 갖춘 대규모 매장을 선정했다. 판매 추이에 따라 전국 300여개 디지털프라자로 판매점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또 이마트 36개 지점에 직접 진출해 알뜰폰을 판매한다. 우선 이마트 알뜰폰만 판매하고 반응이 좋으면 통신 3사 휴대폰도 판매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팬택 계열사인 라츠가 이마트 알뜰폰 판매를 대행해왔으나, 팬택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이마트와 라츠가 지난달 말 판매대행 사업 계약을 종료했다.
이마트는 이번 계약을 통해 알뜰폰 사업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이마트 내에서만 알뜰폰을 살 수 있었으나 이제는 외부에서도 살 수 있다”면서 “이마트 포인트 카드와 연동해 이마트에서 물건을 구입하면 통신료를 깎아주는 등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알뜰폰 사업에 진출한 이마트는 1년 동안 5만명 내외 가입자를 모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알뜰폰 시장의 1% 수준이다.
이마트 알뜰폰 가입자 현황
자료:새정치민주연합 최원식 의원실
◇뉴스의 눈
이마트와 삼성전자판매가 알뜰폰 사업에서 협력하기로 하자 알뜰폰 업계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알뜰폰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라츠가 판매하던 것을 다른 사업자가 이어받은 것뿐”이라면서 “시장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반응이 나오는 것은 그동안 이마트가 알뜰폰 사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이마트가 모은 가입자 수는 5만명 정도에 그쳤다. 전체의 1%밖에 안된다. 한 알뜰폰업체 사장은 “정말로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판매를 남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팔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른 모습이 엿보인다. 삼성전자판매와 손잡으면서 판매망이 크게 늘었다. 디지털프라자가 전국에 300여개 포진해 있는 만큼 확대 여지도 많다. 삼성전자판매로서도 고객방문이 많은 이마트 입점이 나쁠 게 없다. 더욱이 알뜰폰 고객을 대상으로 단통법 이후 찾는 사람이 많아진 삼성전자의 중저가 휴대폰을 판매할 수도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고가 휴대폰 기종이 많은데다 쇼핑 할인혜택이 잘 알려지지 않아 판매가 크게 늘지 않았다”면서 “이번을 계기로 알뜰폰 사업을 재정비한 만큼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