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정부에 의해 접속이 막혔던 중국, 북한, 쿠바, 이란 등에서도 페이스북 이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페이스북이 ‘토르(Tor)’라는 네트워크 방식으로 당국의 차단 망을 피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내놨다고 4일 BBC가 보도했다.
토르는 익명으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가상의 PC 네트워크다. 가상 컴퓨터와 네트워크를 여러 차례 경유하면서 사용자의 인터넷 접속 흔적을 추적할 수 없게 한다. 사용자의 신분 정보는 익명 처리된다. 토르 내에서 모든 사용자 정보와 텍스트는 암호화 된다. 해킹 위험성도 현저히 낮다. 토르 네트워크를 사용한 페이스북은 정부의 감시망에 잡히지 않게 된다는 이야기다.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페이스북 사용이 금지된 나라는 북한, 중국, 이란, 방글라데시, 이집트 등 10개국이다.
해당 국가에서는 끊임없이 국민의 페이스북 접속을 차단해 왔다. 토르 접속을 인지한 국가들도 일찌감치 서버 차단에 나서고 있다. 특히 중국은 토르 네트워크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은 공식적으로 토르 네트워크를 이용한 SNS를 내놓은 최초 기업이다.
접속이 차단된 10개국이 아니어도 많은 사용자가 페이스북의 토르 네트워크 서비스를 반기는 분위기다. 로그인을 하면 위치정보부터 정치 성향에 이르기까지 무차별로 사용자 정보를 수집하고 노출하는 SNS의 공개적 특성에 싫증을 느낀 사용자들이다.
토르 네트워크 개발에 참여했던 스티븐머독 런던대학 박사는 “사용자는 여전히 실명인증을 거친 후 로그인을 해야 하기 때문에 100% 익명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접속 차단 국가와의 충돌이 예상된다는 일각의 우려도 있다.
스티븐머독 박사는 “토르 네트워크를 이용한다고 해서 정부의 감시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면서 “스파이에게 감시를 당하는 피해자부터 범죄자, 광고 마케터에 이르기까지 범용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신규 서비스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