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수출 경쟁력 제고 위해 근본 대책 고민해야

우리나라 수출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수출이 전분기보다 2.6% 감소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내림세다. 수출은 우리 경제의 기둥이라는 점에서 적신호가 아닐 수 없다.

한은은 위기의 진원지로 중국을 꼽았다. 우선 우리나라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 경제의 회복세가 주춤해지면서 타격을 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 3분기 중국 경제 성장률은 7.3%로 지난 2009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여기다 국내 기업의 해외 생산이 늘어나면서 수출에도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우리나라 주력 산업인 스마트폰의 해외 생산 비중은 80%에 달하고 최근에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첨단 산업도 중국 현지 생산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여러 유형의 해외 생산 가운데 국내 기업이 해외 가공 업체에 원재료·중간재 등을 공급하고 다시 가공품을 국내외 시장에 판매하는 가공무역을 보면 해외 생산 확대가 수출에 미친 영향을 알 수 있다. 가공무역용 원자재·중간재 수출이 대중 수출의 90% 이상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우리 주력 산업 분야에서 그동안 가공무역 형태로 중국에서 생산했는데 그 규모가 줄어들면서 3분기 수출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이는 대중 수출 의존도가 커지는 상황에서 중국이 단순가공 조립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옮겨가면서 일어나는 구조적인 변화이기도 하다.

세계 무역 성장률도 정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무역 성장률은 최근 20년간 연평균 수준의 절반에도 이르지 못했다. 작년 세계 무역 증가율은 2.2%로 전년 2.3%보다 소폭 떨어졌다. 다만 세계 무역에서 개발도상국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0년 32%에서 2011년 47% 상승하면서 위상을 끌어 올렸다.

거대 중국 시장의 움직임과 세계적인 무역 침체, 개도국의 부상 등 커다란 환경 변화 속에 수출 경쟁력 회복을 위한 방안을 다시 고민해야 할 때다.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산업 구조 재편 등 근본적인 대책을 모색해 보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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