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부품칼럼]반도체 지속 발전, 산학협력서 시작하자

오늘(23일)은 대한민국 먹거리를 선도하는 반도체 산업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제7회 반도체의 날’이다. 올해 반도체의 날은 수출 600억달러 달성과 지난해에 이어 수출 1위 품목으로 지속 성장하는 더욱 뜻깊은 의미를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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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발전을 위해 힘쓴 선배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동료와 후배들에게는 더욱 발전된 반도체 강국을 만들 것을 다짐하는 뜻으로 큰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여러 면에서 뜻깊은 반도체의 날이지만 앞으로의 미래가 마냥 장밋빛은 아니다. 그동안 꾸준히 제기된 문제들을 아직 해결하지 못한 탓이다. 시스템반도체를 선도해야 하는 팹리스 업계는 여전히 힘들고 미래도 불투명하다. 반도체 제조의 토대인 장비·소재 분야는 선진 기술과 격차로 국산화와 글로벌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계와 연구 분야는 연구비 부족 등으로 인해 기술 개발과 인재 양성이 쉽지 않다. 이러다 메모리반도체도 중국에 추월당하는 것 아닌가 하는 위기감까지 감돈다.

시스템반도체의 중요성과 발전 방안에 대해선 수많은 논의가 있었다. 정부도 다양한 국책사업을 추진하고 업체 스스로도 많은 노력을 했지만 이미 중국에 추월당했고 대만과는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앞으로는 종전과는 한 차원 다르게 팹리스 업계와 정보가전·자동차·디지털헬스·사물인터넷(IoT) 등 시스템반도체를 응용한 타 산업계가 진솔한 토론을 통해 혁신적 상생 실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시스템반도체 특성상 워낙 많은 제품이 가능하므로 정부 정책의 초점은 다양한 초기 창출 제품 설계와 검증에 맞춰져야 한다. 칩 제작비용은 업체가 부담하거나, 민관 협력으로 칩 제작지원 펀드를 조성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

시스템반도체 생태계가 건실하다고 느껴질 때 우수한 인재들이 더욱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다. 정부도 시스템반도체야말로 다양한 산업의 성장 샘물이자 디딤돌임을 인식해야 한다. 개별 부처에 맡기지 말고 총체적으로 나서길 바란다.

장비·소재분야도 그간 많은 발전이 이뤄졌지만 아직 선진기업과 격차가 크다. 더 나은 발전을 위해 다음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장비·소재기업이 기술 혁신으로 반도체 제조기업에 제품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 국내외 우수 인재를 결집한 연구개발(R&D)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국내 소자 업체 또한 장비·소재 기업과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공동 기술 개발과 적극적 구매 등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둘째, 국내 반도체 제조(파운드리 포함)를 활성화해 수요를 창출하자.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투자 축소와 동부하이텍 해외 매각가능성 등 우울한 소식에서 빨리 벗어나 생산라인 증설 같은 좋은 소식이 전해질 때 장비·소재 분야는 발전할 것이다. 반도체 제조 분야를 성장시키기 위해 추진 중인 미래소자원천기술개발사업에 대한 정부와 업계의 지속적인 지원도 요청한다.

메모리 분야는 소자 기업과 국내외 기관 간 지속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신기술 개발과 신시장 창출 활동 확대, 산학연 공동 연구를 통한 R&D형 우수 인재 확보 노력 강화를 주문하고 싶다.

반도체의 날을 맞아 새롭게 시작한다는 심정으로 산업계가 중심이 돼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산학연관 협의체를 운영해보자. 산업계가 요망하는 미래 기술 도출과 실천 방안을 마련하고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자.

정부는 새싹 기술 중심으로 지원을 확대해 반도체 산업 지속 발전을 위한 산학연관 R&D 협력 모델을 만들고 실천하기를 기대한다.

끝으로 반도체인(人) 모두, 대한민국 경제 성장을 책임지는 선도 지킴이 역할과 타 산업과 동반성장하겠음을 다짐하면서 오늘을 자축하자.

조중휘 인천대 임베디드시스템공학과 교수 jcho@inche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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