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접어든 태양광 대여 사업에서 중소기업 한빛이디에스가 이름처럼 반짝였다. 대기업을 제치고 보급 실적에서 당당히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태양광 대여 사업은 3㎾급 태양광 발전 설비 일체를 가정에 대여해주고 월 일정 대여료를 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한화큐셀코리아, LG전자 등 5개 기업이 대여 사업자로 등록돼 있다. 가정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브랜드 파워가 있는 대기업이 독식할 것으로 봤지만 한빛이디에스는 예상을 뒤엎었다. 올해 계약 건수는 450건으로 당초 목표치를 모두 채우고 현재 시공에 주력하고 있다. 성공 비결은 소비자 요구에 맞는 다양한 요금제로 승부를 건 정재기 사장의 아이디어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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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사장은 “국내 전기요금 구조상 대여 사업에 참여할 동기를 느끼는 가정이 많지 않았다”며 “대여료를 낮게 책정하고 상환 기간을 늘리는 방식의 전력사용량별 차등 요금제를 적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태양광 대여 사업 대상은 월 350㎾h 이상 전력을 사용하는 가구다. 한국전력 요금 납부 기준에 따르면 월 7만원 이상의 요금을 내야 한다. 태양광 대여 사업자 대다수가 현재 월 7만원 수준 대여료를 받고 있다. 사실상 소비자가 혜택을 얻기 어려운 구조다.
한빛이디에스는 대여료를 전기료 사용 구간에 따라 세분화했다. 350㎾h구간 사용자는 4만5000원의 대여료만 내면된다. 정 사장은 “소비자가 태양광 발전으로 이익을 얻는다는 생각이 들게 하기 위해서는 전기요금과 대여료가 어느 정도 차이가 있어야 한다”며 “대여료 납부 기간을 늘리면서 투자비 회수 기간이 길어졌지만 소비자와의 접점이 크게 늘어난 것이 성과”라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태양광 대여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신재생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한빛이디에스는 지난 1999년 전력 설비진단 전문기업으로 설립됐다. 대규모 송배전 시스템 안전성을 진단해 사고를 미리 예방하는 사업으로 업계 정상권 기업으로 성장했다. 회사 전체 매출에서 진단사업 비중은 70%에 달한다.
정 사장은 신재생발전, 에너지저장장치(ESS) 융합 비즈니스 모델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매출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005년부터 태양광 발전, PCS·인버터 제조 등 신재생발전 종합설계시공(EPC) 능력을 꾸준히 배양해 온 것도 이 때문이다.
정 사장은 “현재 전기요금 체계에서 ESS 보급이 갑자기 늘어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지만 시장이 열린 후 준비하면 이미 늦다”며 “신재생발전·ESS 연계 사업 모델 개발과 실증에 주력하면서 전기 요금 현실화, ESS 가격 하락이 맞물리는 시점에 본격 승부수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