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전자 IT모바일(IM)의 실적 부진이 나타나면서 새삼 소재·부품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지난 수년간 우리나라 대표 산업은 스마트폰이었다. 삼성전자가 애플을 누르고 세계 1위의 스마트폰 제조사로 부상하면서 소재·부품의 중요성은 잠시 잊혀졌다. 삼성전자의 실적 분석에서도 대다수가 갤럭시 신제품 시장점유율이 얼마나 상승하는지에만 관심을 뒀지 반도체 부문의 성과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낮았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원천 기술보다는 응용 기술, 세트 조립 능력에 강점이 있다. 하지만 특별한 경쟁력 차이가 없는 세트산업은 경쟁자의 도전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최근 삼성전자의 실적 하락에서도 이 같은 점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독자적 운용체계(OS)를 갖추거나 소재·부품에서 뚜렷한 경쟁력을 가져야만 세트산업의 경쟁력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이는 비단 삼성전자만의 일이 아니다. 자동차를 포함한 우리나라 산업 전반에 모두 해당한다.
소재·부품은 쉽게 눈에 띄는 아이템은 아니지만 모든 산업의 토대가 된다. 기본기를 확보하지 않은 가운데 나온 응용기술은 금방 한계가 드러나는 일이 많다. 더구나 기술 진화 속도가 빠른 IT산업은 더욱 그렇다.
우리나라 소재·부품 기술은 일본에 뒤져 있다. 정부차원에서 소재·부품의 대일 무역 적자를 해소하자는 목소리가 나온지도 10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가 없다.
우리나라 IT산업이 TV에서 소니를 제치고, 휴대전화에서 노키아와 애플을 앞선 것에만 너무 고무돼 왔던 것은 아닌지 반성이 필요한 때다.
다행스러운 것은 여전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점유율과 위상이 좋다는 점이다. 디스플레이산업도 차세대 기술에서는 여전히 일본·중국과의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세트 이외에 소재·부품을 새로운 성장 동력화하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이 참에 대기업군은 물론이고 산업생태계 최하단에 위치한 작은 소재·부품기업의 뿌리 기술에 대한 경쟁력 확보 방안도 새롭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소재부품부·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