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엔지니어링의 날]<기고>이재완 한국엔지니어링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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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한국엔지니어링협회 설립 40주년이 되는 해다. 10년 전 협회 창립 30주년을 맞아 ‘엔지니어링의 날’을 선포한 지도 어느덧 10년이 흘렀다. 그동안 우리 엔지니어링 산업은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업계 종사자들의 노력과 정부 지원에 힘입어 많은 성장을 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지난 9월 말 브라질에서 열린 국제엔지니어링컨설팅연맹(FIDIC)에 참석했다. 급변하는 세계 엔지니어링 시장 동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지난해 세계 엔지니어링 시장은 1439억달러 규모로 최근 5년간 연평균 6.5% 성장하는 추세다.

반면 우리는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침체가 지속되면서 최근 5년간 연평균 7.7%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엔지니어링 업계의 수주 규모는 약 6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가량 감소했다. 또한 지난 5월 건설기술진흥법 개정 시행에 따라 업계에 많은 혼란과 부담이 가중되는 등 국내 엔지니어링 산업은 답답하고 어려운 현실에 직면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엔지니어링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시급한 현안으로 다가온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침착하게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먼저 우리가 글로벌 시장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국내 인프라·제도·환경이 선진화돼야 한다. 지나치게 낮은 엔지니어링 대가기준,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규제·관행을 하루 빨리 개선해야 한다.

둘째, 원천기술 확보와 글로벌 전문 인력 양성 등을 통해 타당성 조사, 기본 설계 같은 고부가가치 영역의 역량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과거 사업 관행에서 탈피해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 발굴과 새로운 영역으로 과감한 도전에 나서야 한다. 종전 공공사업 중심에서 민간 분야로, 건설 중심에서 정보기술(IT)과 융합된 소프트 영역 중심으로 새로움에 도전하는 프론티어 정신이 요구된다.

세계 최대 경제 선진국임에도 글로벌 엔지니어링 시장에서 점유율이 1%에도 채 못 미치는 일본은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한다. 한국 엔지니어링 산업은 한발 빠른 혁신으로 글로벌화를 이뤄내야 한다.

협회 창립 40주년과 엔지니어링의 날을 맞아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며 미래에 대한 희망과 열정을 다짐한다. 고부가가치 지식기반 사업으로서 업계 종사자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와 함께 엔지니어링 산업 위상 제고와 발전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

이재완 한국엔지니어링협회장 leeunescap@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