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ICT 올림픽` 부산서 20일 개막

정보통신기술(ICT) 올림픽 ‘2014 ITU 전권회의’가 20일 부산에서 막을 올린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Plenipotentiary Conference, PP)는 ITU 회원국 ICT 장관이 대표로 참석, 글로벌 ICT 현안을 논의하고 정책을 최종 결정하는 최고위급 총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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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U 전권회의는 4년마다 열리며 글로벌 ICT 현안과 정책방향 수립은 물론이고 헌장·협약 개정, 사무총장 등 ITU 고위 집행부·이사국을 선출한다.

회원국이 자국의 이해를 관철하기 위해 치열한 외교전을 펼친다. ITU 전권회의를 ICT 올림픽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ITU 전권회의는 지난 1865년 프랑스 파리 제1차 회의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18회 개최됐다. 1994년 제14차 일본 교토 회의 이후 4년 주기로 열리고 있다.

20일부터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되는 ‘2014 ITU 전권회의’는 제19차 회의로,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 개최다.

참가자는 회원국 장관 140여명 등 170여개 국가 정부 대표 3000여명과 특별 행사 참가자를 포함, 국내외 약 30만명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2014 ITU 전권회의’ 개최국이자 의장국으로 개회부터 폐회까지 전체 회의 과정을 주재하고, 고위직 선거를 관리·감독한다.

◇ICT 발전과 인류에 미치는 영향 등 의제 논의…글로벌 ICT 외교 각축전 불가피

우리나라는 ‘2014 ITU 전권회의’ 의장국으로서 공정하고 중립적 입장에서 글로벌 ICT 패러다임 결정을 주도한다.

‘2014 ITU 전권회의’에선 글로벌 ICT 현안과 미래 정책·기술은 물론이고 ITU 운영방향 등에 대한 의제가 논의된다. ITU 전권회의에선 단순히 ICT 발전을 위한 논의를 넘어 인류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한다.

참가 회원국은 자국의 이해를 글로벌 ICT 정책으로 관철하기 위해 대륙별 사전회의를 거쳐 주요 안건을 전권회의에 제안했다.

우리나라를 비롯 아태지역 38개 회원국이 제안한 핵심 의제는 초연결 세상 대비를 위한 사물인터넷(IoT) 증진과 ICT 애플리케이션의 활성화를 통한 융합 혜택의 실현 등이다.

이들 의제는 우리나라가 최초로 제안하고 주도한 것으로, 전권회의에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이 외에도 아태지역은 말레이시아 항공기 실종을 계기로 실시간으로 항공기를 추적할 수 있도록 주파수 분배를 촉구하는 안건도 제안했다.

미주지역은 ICT분야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청소년의 참여 확대와 역할 강화 방안, 인터넷 관련 이슈에 대한 ITU 논의에 모든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도록 개방하는 방안 등을 주요 의제로 결정했다.

아프리카는 디지털 격차·기술 격차 해소를 위한 ITU의 개도국 지원, ITU 예산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원격회의 확대 등을 제안했다.

항공기 추적을 위한 주파수 배분(아태·미주) 등 지역별 제안 안건이 일치된 경우 원만한 합의 도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허다하다. 회원국 간 양보없는 ICT 외교전이 불가피한 이유다.

의장국인 우리나라는 첨예하게 상반된 의견을 조율·조정, 기존 결의 개정과 새로운 정책 ·기술 등에 대한 신규 결의를 채택한다.

◇ ITU 진용 새롭게…우리나라는 ITU 표준화총국장에 출사표

ITU에는 사무총장 등 5명의 고위 선출직과 12명의 전파규칙위원(RRB), 48개 이사국 등 65개 주요 직책이 있다. 65개 직책은 전권회의 기간 중 선거를 통해 선발한다. 193개 회원국이 직접 투표를 실시한다.

반드시 과반수를 획득해야 하며, 과반수를 획득하지 못할 경우 상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재투표를 실시한다. 투표는 고위 선출직, RRB, 이사국 순으로 진행된다.

차기 ITU 사무총장은 단독 후보인 현 ITU 사무차장인 훌린 자오가 유력하다.

60개 국가가 출마한 가운데 48개 이사국을 선정하는 선거도 예정돼 있다. 우리나라는 한국적 의제의 실질적 집행을 위해 7선 이사국에 도전장을 던졌다. 아태지역에 할당된 13개 자리를 놓고 18개 국가가 경합 중이다.

우리나라는 사상 최초로 ITU 고위선출직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재섭 KAIST IT융합연구소 박사가 ITU 표준화총국장에 출마를 선언한 것. 이 박사는 튀니지·터키 후보와 경합을 벌이고 있다.

표준화총국장은 이동통신, IPTV, 정보보안, RFID 등 글로벌 ICT 표준에 대한 정책 결정 권한을 갖고 있다.

이 연구위원이 당선될 경우 연임이 가능해 최장 8년간 글로벌 ICT 표준 부문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뿐만 아니다. ICT 분야 글로벌 표준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ICT 산업 발전에도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경제적 파급효과 약 7000억원…ICT 인프라 강국을 넘어 ICT 정책·외교 강국으로 도약

2014 ITU 전권회의 개최로 인한 경제적 부가가치를 정확한 수치로 추산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170여개 국가 장관을 비롯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국제기구 대표단 300여명의 참가에 따른 직접 생산 유발, 관광 증가, 국가 브랜드 제고에 따른 수출효과 등을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약 7000억원의 효과가 예상된다.

이외에도 월드IT쇼 등 ICT 전시회, 글로벌 프리미어 포럼 등을 통해 우리나라 ICT를 소개하고, ICT 정책을 알림으로써 추가적으로 막대한 경제적 효과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보다 중요한 건 ‘2014 ITU 전권회의 개최’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ICT 발전과 국가별 공동 발전에 기회라는 점이다.

이상학 ITU 전권회의 준비기획단 부단장은 “우리나라가 ‘2014 ITU 전권회의’를 개최, 미래 글로벌 ICT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ICT 인프라 강국을 넘어 ICT 정책·외교 강국으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미래부는 ‘2014 ITU 전권회의’ 개최를 계기로 명실상부한 글로벌 ICT 강국으로 발돋움하고, ICT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하는 계기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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