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스플레이업계 협회설립, 산업 구조 개편 예고

중국 LCD 업체들이 처음으로 협회를 설립하고 글로벌 시장 석권을 위한 생태계 조성을 결의했다. 성장 정체기에 접어든 자국 디스플레이 산업 성장을 위한 방안도 협회를 통해 공동 논의하기로 했다.

신화통신과 글로벌타임즈는 중국 LCD 업체들이 최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고창립포럼을 열었다고 14일 보도했다. 포럼에서는 자국내 또는 해외기업 인수·합병(M&A), 산업 클러스터 구축에 대한 논의가 주로 이뤄졌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는 그동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협의체를 발족시킨 것 외에는 각자도생의 길을 걸어왔다. 디스플레이 산업이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성장하긴 했지만 중국 전역에 걸친 협력단체를 만든 건 처음이다. 한국·일본 업체를 턱밑까지 쫓아오긴 했지만 아직 기술력에서 차이가 있고 한편으로는 신흥국 업체들이 중저가 디스플레이 시장에 치고 들어올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협의체 발족 포럼에 참석한 챠오 유샨 공업정보화부(MIIT) 주임은 “중국 디스플레이 산업 규모는 지난해 1070억위안(174억5000만달러)을 돌파해 44.6% 성장했다”며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15% 역성장했다”고 말했다.

산업 구조개편 필요성도 공유했다. 류 렝보 전자상공회의소 소비자가전조사국 주임은 “중국이 지난 10년간 저임금 노동력으로 고성장을 거듭했지만 해외 업체들이 이 시장을 독점해왔다”며 “중국 회사들은 TV조립 등 저부가가치 산업이 주류를 이뤄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 업체들은 OLED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기술력이 떨어지는 LCD 시장에서도 국내 LG디스플레이·삼성디스플레이, 대만 AUO, 이노룩스를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월 세계 LCD 시장 점유율은 LG디스플레이(19억6200만달러), 삼성디스플레이(13억4800만달러), 이노룩스(12억7400만달러), AUO(11억8500만달러) 순이었다.

자국 내 생태계 발전을 위해 국산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류 주임은 “LCD 패널 장비·설비 70%가 외산”이라며 “정부가 세금 혜택은 물론이고 장비·설비·소재로 이어지는 생태계 조성에 신경써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계 LCD시장 현황(단위:달러) / 자료:디스플레이서치>

세계 LCD시장 현황(단위:달러) / 자료:디스플레이서치

오은지기자 onz@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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