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배출권거래 모의시장 27일 개설

산업계 반발로 진통을 앓던 배출권 거래제 시행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기업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지만,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내년 1월이면 주요 기업과 사업장들이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이를 통해 얻은 배출권을 서로 거래하게 된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 한국거래소는 오는 27일부터 모의시장을 운영해 사전 준비 작업에 나선다. 배출권 거래 참여 기업들은 모의시장을 경험하면서 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를 미리 점검하게 된다. 내년 배출권 거래제 시행에 앞서 모의시장을 통해 시장 운영방법과 현황, 숙제 등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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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한국환경공단

◇배출권 거래제 축소판, 모의시장

27일부터 시작하는 배출권 모의거래는 배출권거래제 1차 계획기간(2015~2017년)을 축소한 시장이다. 2주 단위를 각 이행 연도로 간주하고, 할당·인증뿐만 아니라 이월·차입·상쇄 등 목표 달성을 위한 유연성 메커니즘을 기업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이미 시장을 통해 배출권을 등록하고 사고 파는 시스템은 완성된 상태다. 모의시장을 통해 배출권 거래제 대상 기업들은 한국거래소 거래 시스템과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GIR) 배출권 등록부 시스템 등을 이용해 장내·장외 거래방법 및 배출권 등록, 거래소 시스템 사용 방법 등을 습득할 예정이다. 특히 배출권 거래를 위한 주요 업무는 최대한 포함하되, 실제 본 제도와 달리 할당량, 인증 배출량 산정 방식을 단순화하는 등 주요 절차를 간소화해 모의시장 참여에 따른 기업 업무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시장이 운영될 예정이다.

배출권 거래 본 시장과 마찬가지로 이번 모의시장 역시 환경부가 모든 과정을 총괄한다. 산하기관인 한국환경공단은 운영기관으로 할당과 배출량 인증, 업체·일정 관리를 담당하고 한국거래소는 거래시스템 관리와 매매·결제·청산, 시장 감시 역할을 한다. 배출권 등록부를 통한 각 기업의 계정과 배출권 관리, 거래 신고, 이월 차입 신청 접수는 GIR에서 받는다.

모의시장 개설기간은 이달 27일부터 12월 24일까지 총 9주다. 3차례에 걸쳐 시장을 운영하고 그 사이 1주간의 시스템 정비 시간을 갖는다는 계획이다. 1차 이행연도인 2015년 시장을 가정한 첫 모의시장은 배출권 거래 자체의 검증 작업에 집중한다. 2·3차 이행연도인 2016년과 2017년을 가정한 나머지 기간에는 배출권 거래와 함께 이월·차입 신청, 전년도 인증 배출량 통보 및 배출권 제출 업무가 추가될 예정이다.

거래의 모든 과정은 시스템을 통해 작업하고 확인할 수 있다. 기업들은 한국거래소의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시장 시스템에서 계정을 개설하고 배출권을 할당받은 후 이를 거래한다. 배출량을 인증 받고 필요한 경우 이월·차입 등을 통해 배출권을 확보해 제출하고 의무준수 여부를 평가 받는 식으로 시장에 참여하게 된다.

환경부는 이번 모의시장 참여 기업을 17일까지 신청 받는다. 참여 희망기업은 신청서와 함께 2011~2013년까지의 배출량을 별도로 제출해야 한다. 참가 업체 확정과 계정 발급은 21일 진행되며 23일에는 모의시장을 위한 기업별 할당량이 통보된다.

△사이버머니 거래, 가격변동 10% 내에서 제한

모의시장에서 기업들이 할당받는 배출권의 총수량은 2011~2013년 평균 배출량의 3배 수준이다. 배정받은 배출권은 다시 1차 모의시장 34%, 2차 33.33%, 3차 32.67% 비율로 분배된다.

시장은 장내거래와 장외거래로 나눠져 운영되고 사이버 머니가 활용될 예정이다. 사이버 머니는 각 기업별 할당량에 1만원을 곱한 규모로 지급된다. 1만원은 실제 본 시장 개설시 정부가 시장 안정화 조치를 위한 기준 가격이다. 참여 기업들은 이 사이버 머니를 이용해 기본 할당 배출권과 상쇄 배출권 등을 거래하게 된다. 상쇄 배출권은 비의무사업자의 환경시설 지원 사업 등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배출권으로 모의시장에서는 거래소가 공급할 예정이다.

장내거래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정오까지 2시간이며 장 종료 후 당일 15시까지 결제를 완료해야 한다. 한국거래소는 모의시장의 가격 변동 폭을 전일 종가 대비 10% 안팎으로 제한하고 시장 안정화 조치는 생략할 예정이다. 장외거래는 단일 매도자와 매수자가 매매 후 거래신고서를 제출하는 식으로 이뤄지며, 신고서에는 배출권 종류와 수량, 거래일시 가격 등의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

배출권이 모자랄 경우 기업들이 할 수 있는 이월과 차입은 본 시장과 동일하게 진행된다. 배출권 등록부를 통해 이월과 차입을 신청하고 배출권을 제출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배출권 등록부는 이월과 차입 신청, 배출권 제출, 의무준수 확인 등 배출권 생성·이전 이력을 등록·관리하는 시스템으로 기업 계정 내 배출권 보유량과 장외거래 신고, 이전내역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증명하기 위해 정부 제출이 가능한 배출권은 △이행연도 할당 배출권 △이전 이행연도 이월 배출권 △다음 이행연도에서 차입한 배출권 △상쇄 배출권 △구입한 배출권이다. 이중 이월한 배출권은 거래가 가능하지만, 차입한 배출권은 거래할 수 없고 제출량도 상쇄배출권과 함께 10% 이내로 제한된다.

환경부는 모의시장 참가 신청일 전까지 기업들을 대상으로 모의거래 시나리오 설명 등 교육을 계속할 계획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배출권 거래 모의시장과 상쇄 배출권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할당 신청과 거래 등 주요 업무에 대해 대응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며 “모의시장 운영을 통해 내년 본 시장 개설시 기업들의 착오와 부담을 최소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배출권거래제 본시장과 모의시장 비교

자료: 한국환경공단

[이슈분석]배출권거래 모의시장 27일 개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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