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동북아 오일허브 계획은 국가적으로 석유 수급 안정을 도모하는 것과 더불어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의 의미를 담고 있다. 정부는 오일허브 구축으로 2020년까지 총 3조6000억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기대했다. 시설 건설 2조1000억원, 탱크터미널 운영 1조5000억원, 석유거래소 150억원, 트레이더 법인 80억원의 경제가치 창출이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2040년까지는 약 60조원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유관 산업과 지역사회 기여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거래 활성화로 물류·조선·선박용품·기타 서비스업 등 연관 산업 성장과 함께 금융권의 석유거래 파이낸싱 지원과 청산기능 운영으로 연관 금융시장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다. 석유산업 전문인력 양성과 역량도 크게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거래 활성화로 동북아 지역에 거래되는 석유에 붙던 아시아 프리미엄이 축소되고 울산·부산·여수 등 인근 지역사회 내 고용 창출과 경제 활성화도 기대된다. 대외적으로는 근거리 석유물량 확대로 간접 비축 효과를 높이고 글로벌 트레이딩과 금융회사 유치를 통한 국가적 경제 위상도 제고할 수 있다.
무엇보다 석유가격 안정과 인하로 소비자 혜택이 증대될 전망이다. 국내 석유가격은 싱가포르 국제가격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때문에 가격 변동시 차이가 발생해 국내 소비자는 불이익을 받는 상황이 연출됐다. 하지만 오일허브가 구축되면 국제와 국내 가격의 괴리 현상을 해소할 수 있다. 석유제품 공급자 증가로 보다 저렴한 석유제품이 공급돼 알뜰주유소 등을 통한 주유소 가격 하락을 유도할 수도 있다.
정부는 오일허브 구축에 따른 경제적 유발 효과를 위해 △물리적 인프라 △완화된 거래 규제 △수익성 확보 환경 △다양한 수요 공급원 △금융 인프라 △거주 인프라 구축의 여섯 가지 조건을 성공열쇠로 보고 있다. 최근 정부 차원에서 거래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나서는 것도 이 같은 배경이다. 나아가 트레이더와 정유사에 거래 리스크 헤지 기회를 제공해 금융서비스를 활성화하고 거주 인프라 구축으로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트레이더를 국내에 유치·거주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오일허브 완성 이후에는 지리적 우의를 점할 수 있는 한·중·일 삼국 간 역내 물동량 유치에 우선 집중하고 거래 부문에선 단기적으로 자체적인 가격 체계 수립을 통해 실물 거래 활성화를, 장기적으로는 선물거래 활성화와 트레이더와 금융기관 역내 유치로 금융 허브로 도약한다는 그림이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동북아 오일허브는 사업 자체만으로 정량적 효과는 물론이고 유관산업 육성과 고용창출 등 국가 성장동력 역할을 할 것”이라며 “동북아 물량에 특화해 비용 효율적인 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 세계 4대 오일허브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