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버즈-황민교 기자] 바디프랜드의 정수기 ‘W’는 사실상 안티 코웨이를 외치며 등장한 제품이다. 언론사에 배포한 공식 보도자료에서도 코웨이를 직접 언급, 인건비를 빼 과중한 렌탈요금 부담을 없앴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착한 정수기라 지칭하기엔 위생 부분에서 미흡한 점이 눈에 띈다.
코디는 코웨이 방판조직을 일컫는 말이지만 그 대표성 때문에 정수 관리 서비스를 통칭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실제로 바디프랜드의 제품은 바로 이 코디서비스를 빼 한 달 14,900원(49개월 이후부턴 6,900원)의 저렴한 렌탈료를 구성했다. 여기엔 교체 주기에 맞춰 필터를 자동으로 배송하는 서비스가 포함돼 있다. 원터치 탈착식으로 누구나 쉽게 필터를 교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평소 렌탈 요금에 포함된 관리 서비스에 대해 아쉬운 마음을 갖고 있던 터라 바디프랜드의 발상의 전환은 신선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위생 부분에서의 준비 부족이 엿보인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교체할 부품으로 ‘필터’만을 생각한다. 하지만 최상의 상태로 제품을 사용하기 위해선 이밖에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

한 정수기 제조업체 대표는 “물속에 있는 불순물과 바이오 필름 같은 게 내부 배관에 낄 수밖에 없고, 장기간 안 바꿔주게 되면 위생상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위생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부품 교체와 살균·세정 부분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부품은 크게 두 가지로, 수도관에서 정수기까지 이어지는 물 공급 라인인 ‘원수 공급관’과 정수기 추출 꼭지인 `파우셋` 부위, 그리고 필터를 주기적으로 교체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또 “살균·세정의 경우 전기분해 살균수로 물이 흐르는 부분을 살균하는 방법과 뜨거운 스팀을 활용해 내부에 번식할 수 있는 세균을 없애는 방법”이 있다고 덧붙였다. 코웨이 관계자에게 동일한 기준(정수,직수형)의 배관 서비스 관리 내용 포함에 대해 질문하자 “하트서비스를 통해 해당 살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LG전자의 경우 `인사이더 케어살균`, 쿠쿠전자의 경우 `전기분해 살균 서비스`를 통해서 위생 관리를 하고 있다.
현재 바디프랜드 서비스에 포함된 내용은 ‘필터’ 제공이 전부다. 대개 정수기 업체에서 진행하고 있는 살균·세정 서비스 과정이 생략했다면, 이것을 대체할 방법에 대해 좀 더 고민했어야 한다. 부품 교체를 서비스 내용에 포함하거나 소비자에게 관리 방법을 상세히 공지하는 등의 노력 말이다.
더군다나 바디프랜드의 정수기 W는 렌탈 가격이 저렴한 대신 일단 위약금 발생여부를 결정짓는 약정기간이 4년으로 타사에 비교할 때 긴 편이다. 주기적으로 살균케어를 하는 타사와 비교할 때 4년 내내 살균케어를 대체할 방안이 전무하다면 위생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많은 건 분명해 보인다.
이에 대해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내부배관 청소는 계속해서 배관에서 물이 흐르고, 청소하는 것이 위생적이나 깨끗한 물을 마시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보지 않기 때문에 굳이 권장하지는 않고 있다”며 “소비자가 분해해서 배관을 청소할 수는 있으나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밖에 5년 사용 뒤 소유권이 이전되면 필터 제공 부분은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는 기자로서 연락을 취한 홍보팀과 고객으로 연락을 취한 고객센터가 각기 다른 답을 내놓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고객센터에서는 소비자가 1만 2,000~2만 원 선으로 구성된 필터를 직접 구매해야 한다고 답한 반면 홍보팀에선 “6,900원만 내면 계속 받을 수 있는데, 론칭 하는 단계여서 착오가 생겼던 것 같다”는 답을 내놨다.
기존 서비스의 문제 제기를 통해 등장했다면, 이를 완성도 있게 보완할 방안을 내놓는 게 옳은 일일테다. 바디프랜드 ‘W 직수정수기’는 차별성을 주장하기 이전에 내실을 다지는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