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용 정보시스템감리협회장 "정부·공공기관 정보시스템 운영감리 도입해 예산 낭비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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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이나 다리 등을 지을 때는 감리를 하지만 지은 후 사용할 때는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어난 대표적인 사고가 성수대교나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입니다. 건물이나 다리를 지은 후에 정기적으로 운용감리를 했다면 막을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정부 정보화 시스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해 정부 정보화 시스템 예산은 3조원 이상이지만 시스템을 구축한 후에 잘 운용하고 있는지 진단하거나 점검하는 일이 없습니다.”

최근 서울 논현동 사무실에서 만난 이우용 정보시스템감리협회장은 성수대교 붕괴사건을 예를 들어 정보 시스템 운용감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고가 터진 후 사후 약방문처럼 대응해서는 국가적인 낭비를 조장할 뿐이라는 설명이다. 이 회장은 “국가정보 시스템 운용 환경은 확산하는데 정부가 직접 운용하지 못하니 외부에 맡겨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 해 3조원이 넘는 정부 정보화예산 가운데 48%가량이 운용·유지보수 비용으로 나가고 대부분 아웃소싱으로 이뤄진다”며 “정기적으로 건강검진하듯이 운용감리를 정기적으로 진행하면 불합리한 운용과 시스템 낭비 요소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령 이런 것입니다. 주부는 집안에서 늘 쓰기 때문에 구석에 먼지가 좀 쌓여도 무심코 지나치지만 외부 사람이 한 번 보면 집안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단번에 알 수 있습니다. 제대로 정리하지 않은 부분을 족집게처럼 집어냅니다. 정부나 공공기관 정보화 시스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회장은 “정보화 시스템을 제대로 관리하고 운용하면 생애주기도 지금의 5년에서 최소한 6~7년으로 늘릴 수 있고 불필요한 유지보수 비용과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나 공공기관이 정보화 시스템을 효율화하려면 운용감리 의무화 같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스템은 한 번 세팅하면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시스템도 끊임없이 데이터를 주고받고 업그레이드하는 생명체입니다. 전원만 켜면 하루 24시간 365일 끊임없이 살아있죠. 때로는 컨디션이 바뀌기도 하고 외부 해킹공격을 받아 설정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지속적인 시스템 모니터링과 정기적인 운용감리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중요한 것은 운용감리가 정기적으로 있다는 사실만 인식하고 있어도 시스템 운용자의 마음가짐을 바꿀 수 있습니다.”

이 회장은 “정부가 국가재난 안전 시스템에 수조원을 투입하겠다고 했지만 이게 시스템 구축에 그치지 않고 제대로 운용하고 있는지 수시로 모니터링하고 조치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정부조직을 신설하면 해결될 일이 아니라 모든 유관기관이 긴밀하게 협력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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