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삼성디스플레이, 글로벌 디스플레이학회 SID로부터 ‘빈축’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의 유료회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해 전사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계 시장 리더로서 위상에 걸맞지 않는 행동이라며 빈축을 사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는 매년 SID에 올려진 논문을 각각 평균 3만5000건, 2만5000건 내려받아왔다. 이는 학회 전체 논문 내려받기 수의 40% 이상에 해당된다. 순위로도 각각 세계 1, 3위다.

반면에 회원 수는 두 회사 합쳐 전체 회원 수의 3%도 되지 않는다. 이같은 수치상의 모순 탓에 양사는 그동안 SID의 유료회원 아이디와 비번을 내부에서 공유해 사용한다는 의심을 받아 왔다. 이에 최근 SID 측은 양사에 이 같은 행위에 대한 조사와 시정 조치를 요구했으나 아직까진 묵묵부답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SID는 지난 1962년 설립된 학회로, 세계적으로 6000여명의 교수·전문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1년에 100달러만 내면 유료회원으로 등록돼, 학회에 올려진 수많은 논문을 자유롭게 내려받을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300명 정도가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이 가운데 각각 LG디스플레이 소속 회원은 70여명, 삼성디스플레이는 50여명이다. 하루에 하나씩 논문을 내려받더라도 양사 회원을 합쳐 연간 2만건이 채 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기술 논문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 주려 하지 않고 있다는 하나의 방증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SID 측 관계자는 “현재 해당 업체들과 서로 협의 과정을 찾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6월 미국에서 열린 ‘SID 2014’에서 각종 상을 휩쓸며 업계 선두업체로 위상을 높였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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