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가 사랑한 스타트업 with 류중희]<48>인스토어 애널리틱스의 새로운 도전자 `플레이스미터`

‘플레이스미터(Placemeter)’는 컴퓨터비전 기술 기반으로 특정 오프라인 상점과 인근 소비자 통행량·동선을 파악해 정보를 제공하는 ‘인스토어 애널리틱스’ 기업이다. 매장 내부 고객 동선은 물론이고 외부 정보 수집도 가능하다. CCTV 영상에 사용자 참여 유도로 데이터 수집을 늘렸다. 대표는 프랑스에서 컴퓨터비전으로 창업해 매각한 경험이 있는 이 분야 전문가로 현재 뉴욕 액셀러레이터 ‘테크스타’에서 서비스를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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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스미터 서비스 화면. 특정 지역 유동인구와 교통량 등을 파악한다.<사진:비메오>

-정진욱(콘텐츠대학부 기자)=플레이스미터에 대해 좀 더 소개해 달라.

▲류중희(퓨처플레이 대표)=최근 인스토어 애널리틱스 관련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조이’가 활동 중인데 와이파이 정보로 매장 인근 사용자 정보를 수집한다. 플레이스미터는 컴퓨터비전 기반으로 전파나 영상을 분석한다. 기본적으로 거리에 설치된 CCTV 영상 외 사용자 참여로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있다. 사용자가 안 쓰는 스마트폰이 있다면 플레이스미터 앱을 다운로드해 창가에 붙이면 된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영상을 모으고 자동으로 회사 클라우드 서버로 보낸다. 스마트폰 제공자에게는 금전적 보상을 준다. 이를 통해 특정 지역에서 어느 가게에 사람이 많이 오고가고, 교통 상태는 어떤지 등을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정진욱=플레이스미터를 추천하는 이유는.

▲류중희=창업자가 영상인식 전문가로 기술회사를 매각하고 다시 창업한 스토리가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 대표를 만났는데 한국 시장 관심도 높다. 하이테크는 돈 버는 비즈니스로 연결되기 어렵다. 대개 기술이 뛰어나면 수익모델이 촌스럽거나 아이디어가 좋으면 기술이 별로다.

플레이스미터는 높은 기술력에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가졌다. 안 쓰는 스마트폰 컴퓨팅 파워와 카메라를 활용해 다른 기업이 얻지 못하는 정보를 획득한다. 플레이스미터의 접근이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모르지만 한계를 넘는 시도는 주목할 만하다. 현재는 남는 스마트폰을 제공하는 사람이 적지만 참가자가 늘어나면 큰 이익을 낼 수 있다.

-정진욱=참가자가 늘어나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 예를 들어 설명한다면.

▲류중희=명동에 있는 여러 매장이 스마트폰 영상을 제공한다고 하자. 기존 CCTV로 얻을 수 없던 곳의 영상을 얻는다. 이로써 명동 구석구석 유동인구 분포를 알 수 있다. 실제로 명동에서 가장 땅값이 비싼 곳과 중간인 곳의 손님 수가 비슷하게 나온다면 비싼 땅에 있는 매장이 무언가 잘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저평가된 가게 터, 거품 낀 입지 등 객관적인 가게 가치를 알 수 있다.

-정진욱=플레이스미터의 수익모델은.

▲류중희=유동인구 분석을 원하는 상점에 월이용료를 받는다. 심화된 통계 분석 데이터 서비스도 제공한다.

-정진욱=플레이스미터 도입으로 상점이 얻는 구체적 효용은.

▲류중희=그동안 대부분의 오프라인 상점은 데이터에 기반을 둔 의사결정을 하지 못했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하면 구체적 원인을 알 수 있다. 고객이 들어갔다 그냥 나오는 매장은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더운 날 에어컨이 고장났든가 매장이 지저분해서 등이다. 플레이스미터로 얼마나 많은 고객이 유입됐는지 얼마나 오랜 시간 매장에 머물렀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물건을 사서 나갔는지 알 수 있다. 많은 오프라인 상점을 거느린 오프라인 매장은 관심을 가질 만한 정보다.

-정진욱=오프라인 상점의 모객을 돕는다는 점에서 역쇼루밍, O2O(Online to Offline)와도 연관 있을 것 같다. 가능성이 있나.

▲류중희=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 적용은 어렵다. 영상으로 개인을 식별하는 것은 프라이버시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 쿠폰이나 이벤트처럼 직접적으로 소비자 구매를 이끌 유인을 제공하지 않아 O2O 연결은 무리가 있다.

-정진욱=인스토어 애널리틱스를 구현하는 방법으로 와이파이 이용과 컴퓨터비전이 있다. 어느 것이 더 효과적인가.

▲류중희=둘 다 일장일단이 있다. 컴퓨터비전은 앞서 말한 프라이버시 문제로 개인의 정확한 동선과 행동에 대한 식별이 어렵다. 와이파이는 가능하다. 와이파이에 접속하는 사용자 스마트폰으로 정확한 정보 수집이 가능하다. 하지만 와이파이는 신호가 있어야만 된다. 와이파이를 끄는 사람도 있다. 컴퓨터비전은 와이파이가 필요 없다. 궁극적으로는 와이파이와 컴퓨터비전, 아이비콘 등이 합쳐질 거다. 현재는 과도기다.

-정진욱=일반인에게 스마트폰 카메라를 제공받기가 말처럼 쉽지 않을 수 있다. 사용자 확보가 잘 안 된다면.

▲류중희=기본적으로 CCTV를 이용해 사업 가능한 수준의 정보를 얻고 있다. 사용자에게 스마트폰을 제공받는 건 다른 접근이다. 사용자 확보가 쉽지 않으면 별도 하드웨어를 만들어 보급하는 등 다른 방법을 고민하면 된다.

-정진욱=플레이스미터 같은 접근이 국내에서도 유효할까.

▲류중희=창업자를 직접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국내 진출을 원했다. 서울 같은 메갈로폴리스는 플레이스미터를 서비스하기에 최선이다. 강남역과 명동 등 특정 지역에 집중적으로 사람이 몰린다. 상점도 프랜차이즈 위주라 영업하기도 편하다. 본사에선 가맹점 분석으로 평균 이상과 이하를 알 수 있다. 국내는 컴퓨터비전에 능한 회사가 많아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스토어 애널리틱스가 전 세계적으로 태동하는 단계다. 한국 기업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

-정진욱=플레이스미터 같은 창업을 원하는 팀에게 조언한다면.

▲류중희=팀에 두 명의 전문가가 필요하다. 컴퓨터비전과 비즈니스 전문가다. 시장 수요를 정확히 읽고 여기에 부합하는 기술을 만들 수 있어야 성공한다.

-정진욱=플레이스미터 같은 팀에 투자할 의향은.

▲류중희=위에 말한 두 전문가에게 특허까지 있다면 무조건 투자한다. 0 아니면 1이다. 이미 시작한 회사가 있다. 더 나은 기술 시장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정진욱=플레이스미터가 시사하는 점은.

▲류중희=좋은 기술이 있어도 시장과 괴리돼 있으면 실패한다. 시장이 원하는 기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표]류중희 대표가 평가한 플레이스미터

[표]플레이스미터 현황

(자료: 크런치베이스)

[고수가 사랑한 스타트업 with 류중희]<48>인스토어 애널리틱스의 새로운 도전자 `플레이스미터`
[고수가 사랑한 스타트업 with 류중희]<48>인스토어 애널리틱스의 새로운 도전자 `플레이스미터`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