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를 미국 드라마처럼 만들려하면 안 됩니다. 한국 드라마만의 맛을 살려야 합니다.”
코엑스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규모 방송영상 콘텐츠 마켓 국제방송영상견본시(BCWW2014) 기조 연설자로 방한한 박석 드라마피버 대표는 한국 드라마가 가진 고유한 특징을 유지해야 전 세계 팬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드라마피버는 2009년에 설립된 북미 최대 아시아 드라마 전문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다. 한국 드라마 판권을 사서 미국에 공급한다. 미국에서 인기를 끌만한 한국 드라마 발굴에 공을 들인다. 한국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미국에서 흥행 보증은 불투명하다. 국내에서 인기를 못끌어도 미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 경우도 많다.
박 대표는 미국에서 인기 있는 한국 드라마에 대해선 한국적인 특징이 많이 묻어 나오는 작품을 꼽았다. 그는 “폭력적이거나 선정적 내용이 많은 미국 드라마에 싫증을 낸 시청자가 섬세한 감정표현과 스토리가 있는 한국 드라마 콘텐츠를 선호하기 시작했다”며 “한국 드라마가 액션 스릴러물과 같은 미국 드라마처럼 되려고 한다면 오히려 매력을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인터뷰 내내 미국 내 K드라마 열풍을 역설했다. 소수의 취향으로 여겨졌던 한국 드라마 시청이 한류 열풍으로 미국 내에서 인기 동영상 콘텐츠로 떠올랐다는 설명이다. 드라마피버는 K드라마의 인기로 지난 5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지금까지 2000만명의 미국인이 드라마피버로 한국 드라마를 봤다. 가입자는 백인이 40%, 중남미계가 30%다.
동영상 스트리밍 전문 업체 훌루와 넥플릭스, 유튜브, 아마존과도 콘텐츠 공급계약을 맺어 한국 드라마를 제공한다.
박 대표는 “미국 사람이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는 건 단순한 흥미뿐만 아니라 한국의 문화를 받아들이고 소비하는 것과 같다”며 “드라마야 말로 문화 교류의 첨병”이라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