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 사회의 강력한 대응을 요구했다.
마거릿 챈 WHO 사무총장은 3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에볼라 사망자 수가 190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에볼라 사망자 수는 지난달 28일 1552명에서 1주일도 채 안 돼 400명 가까이 늘었다. 감염자 수는 약 3500명으로 집계됐다.
WHO는 향후 6∼9개월 안에 에볼라가 진정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지만 국제 사회의 적극적인 대응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밝혔다.
챈 사무총장은 “에볼라 확산속도가 통제하려는 노력을 앞서가고 있다”며 “국제 사회의 강력한 대응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WHO는 지금까지 지원에 동참하지 않은 국가들도 힘을 보태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국제 사회가 에볼라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안 리우 국경없는의사회(MSF) 회장은 “사상 최악의 에볼라 확산사태가 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며 “세계는 에볼라와의 싸움에서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우 회장은 “에볼라 치료소는 임시방편적인 치료밖에 제공하지 않아 감염자들이 홀로 죽으러 가는 곳이 됐다”며 “세계 각국이 에볼라로 고통 받는 지역에 의료 인력을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톰 프라이든 국장도 “에볼라 확산은 통제 불가능한 상태”라며 “당장 감염 국가를 지원하는 등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에볼라 국내 유입을 막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직까지는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 있는 한국인 중에서도 감염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달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 국립중앙의료원 소속 감염내과 전문의, 외교부 신속대응팀 등으로 구성한 에볼라 현지 대응팀을 나이지리아 라고스에 파견했다. 현지 대응팀은 에볼라 바이러스 상황을 파악하고, 국내 유입을 차단과 아프리카 지역 교민의 안전을 살펴보고 귀국했다.
공항과 항만 등에서의 검역활동도 강화했다. 특히 추석 연휴를 맞아 출입국자가 늘어나는 것에 맞춰 특별 방역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