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출시된 현대차의 주력 중형 세단인 ‘신형 쏘나타(LF)’ 판매량이 4개월만에 월 5000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전 모델(YF 쏘나타)을 포함한 전체 쏘나타 판매량도 전년 수준으로 하락했다. 신형 쏘나타의 신차 효과가 사실상 4개월만에 끝난 셈이다. 현대차가 올해 내수 판매 목표로 내세운 6만3000대 달성에도 빨간 불이 들어왔다.
신형 쏘나타 판매 부진은 수입차 공세가 거세진 시장 변화와 함께 연비를 좌우하는 파워트레인 혁신 등 상품성 측면에서 뚜렷한 개선이 없었던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조만간 본격 판매될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의 성적표가 신형 쏘나타의 성공 여부를 좌우할 전망이다.
2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지난달 신형 쏘나타 판매량은 5596대로 출시 첫 달이었던 지난 4월(1만1904대)보다 53%나 줄어들었다.
신형 쏘나타 판매는 출시 2개월차까지 1만대 이상을 유지했지만, 3개월차에 6000대 수준으로 떨어진 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지난 2009년 9월 출시된 YF 쏘나타가 출시 5개월차에 1만3962대 판매를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신형 쏘나타의 판매 부진이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신형 쏘나타 판매 부진으로 지난달 전체 쏘나타 판매량(YF 및 하이브리드 포함)도 7307대로 작년 같은 기간(7389대)보다 줄어들었다. 신형 쏘나타가 전체 판매량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인 셈이다.
쏘나타는 국내 단일 차종 가운데 최장수 브랜드로 30년 가까이 대표 국산 중형 세단이라는 브랜드 파워를 구축했다. 하지만 7세대 모델인 신형 쏘나타의 판매 부진으로 브랜드 가치 훼손까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 세대 모델인 YF 쏘나타가 출시 직후 1만8000대에 육박하는 월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국내 중형 세단 수요를 사실상 견인했다”며 “하지만 신형 쏘나타의 신차 효과가 이전 모델에 비해 상당히 빨리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신형 쏘나타는 이전 모델에 비해 정제된 디자인을 적용하고 초고장력 강판 비중 확대 등 동급 최고의 안전성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최근 국내 소비자들이 최우선 고려 사항으로 꼽는 연비 측면에서는 뚜렷한 성능 개선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현대차가 신형 쏘나타 출시 직후 정해진 바 없다고 했지만, 4개월만에 택시 모델을 출시한 것도 이 같은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판매 기간과 판매량 등 신차 효과를 일률적인 잣대로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아직 신형 쏘나타 판매가 부진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이르다”고 밝혔다.
◇ YF 및 LF 쏘나타 출시 직후 5개월차 판매 추이
(자료:현대자동차)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