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예술의 만남 청소년 탐구욕 자극

“가까이 다가가면 거울로 변하고, 떨어져 있으면 연못의 풍경을 비춰주는 김희원 작가의 ‘누군가의 창문’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재미있고 신기했어요.” -박수잔(대전 장대중 1년)

Photo Image
장동중학교 학생들이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를 쓴뒤 센서가 나타내는 3차원 마이크로 세계를 탐험하는 제스처를 해보고 있다.

“안성석 작가의 ‘냉동인간’이란 작품에 끌렸습니다. 과거에 살았던 장판에 고스란히 담긴 추억을 냉동시켜 간직하려는 시도 자체가 신선했습니다.”-노민교(대전외고 1년)

“신기하고 되게 기분이 좋았습니다. 가상세계를 보니 집에 가서 해보고 싶고, 게임에도 적용해 보고 싶었습니다.”-이거루(대전 장대중 1년)

한국문화재단(대표 박상언)과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강대임)이 예술과 과학의 만남을 시도한 ‘2014 아티언스 대전’ 행사의 일환으로 8개 작품을 선보이는 ‘아티언스 랩’에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 전시는 오는 4일까지 이루어진다.

가장 관심이 끄는 작품은 미국 컴퓨터 과학자이자 예술가인 그라함 웨이크필드와 한국의 지하루 작가가 공동작업한 ‘끊임없는 해류’다. 이 작품을 관람하기 위해서는 센서로 팔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오큘러스 리프트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를 착용해야 한다. 관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학생들마다 서로 써보려고 북새통을 이룬다.

이 작품은 정하웅 KAIST 교수의 복잡계에서 영감을 얻어 작품화했다.

지난 주말 학생들을 데리고 야외수업을 나온 교사들도 대환영이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안유진 과학담당 교사(장대중)는 “평일엔 아이들 데리고 외부로 나와 수업하기 어렵다. 토요일 시간을 내서 영재 수업하러 나왔는데, 아이들이 너무 좋아한다”며 “교과서에 창의융합으로 이루어진 스템(STEAM)과정이 있는데, 문제를 하나로 보지 않고 과학과 기술, 엔지니어링, 예술, 수학계산을 통해 융합적으로 풀어보라는 취지인데 그와 잘 맞아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동국대서 출신의 김대현 감독과 일러스트레이터 겸 만화가 김명호, 시나리오 작가 심소연, 디지털아티스트로 활동하는 문준용, 노와정으로 활동하는 노윤희·정현석, 일본 영상예술가 미나미 순스케 씨 등이 참여해 작품을 선보였다.

이번 행사를 기획, 총괄한 이다영 대전문화재단 매니저는 “교육계까지 반응할 줄 몰랐다”며 “올해는 소규모였지만 내년엔 좀 더 키워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이 과학과 함께하는 자리를 만들어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