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모터스포츠 교류, "아시아 대회로 거듭나겠다"

문제점 개선해 2016년 통합 리그 개최, 새로운 패러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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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모터스포츠 페스티벌 그리드 이벤트 장면. 1,000여명 관계자와 팬들이 서킷에 내려와 축제를 즐겼다. (사진제공=슈퍼레이스)

한국과 중국의 모터스포츠가 만나 새로운 가능성을 보였다.

한-중 수교 22주년 기념으로 진행된 ‘한-중 모터스포츠 페스티벌’이 4일간의 일정을 성황리에 마쳤다. 20일 기자간담회, 21일 목포 하당 평화광장에서의 쇼케이스를 시작으로 24일 결승전을 치르며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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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모터스포츠 페스티벌 개막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한-중 모터스포츠 교류, ‘뉴 패러다임’

이번 대회에선 한국과 중국 최고의 모터스포츠 대회인 CJ 헬로모바일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이하 슈퍼레이스)과 차이나투어링카챔피언십(이하 CTCC)이 각 대회 5라운드 경기를 함께 진행했다. 아울러 양국 드라이버들의 실력을 겨루는 우호전을 진행하는 등 국내외 팬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특히 올해 국내 최대 모터스포츠 행사로 진행된 이번 대회는 한국의 MBC와 중국의 CCTV, 상하이TV, 광동TV와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인 Tencent-QQ를 통해 아시아 전역에 중계돼 한국 모터스포츠의 위상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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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라스BX 팀의 스톡카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대회 주관사인 CJ헬로비전의 김진석 대표는 ”CJ그룹이 10년 가까이 심혈을 기울인 기반이 국내를 넘어 아시아의 모터스포츠 문화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어 슈퍼레이스 김준호 대표는 이번 대회 개최에 대해 “국내 팬들에게 새로운 모터스포츠 문화를 제시하겠다는 슈퍼레이스의 취지가 결실을 맺고 있는 것에 뿌듯함을 느낀다”며 “국내 모터스포츠 문화 발전은 물론 아시아 모터스포츠에 새로운 시장을 열어가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언론도 호의적 반응이다. 이번 대회를 취재한 중국 공영방송 CCTV Ch. 5 의 리우 차오(Liu Chao)기자는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의 난이도 높은 코스에서 펼쳐지는 레이스를 보니 중국에서와 또 다른 레이싱의 묘미를 느낄 수 있었다”면서 “슈퍼레이스의 수준 높은 대회 운영이 인상 깊었고 앞으로도 이와 같은 교류를 통해 한국과 중국의 모터스포츠가 함께 발전해 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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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레이스 김준호 대표 (사진제공=슈퍼레이스)

▲한-중 통합리그 운영, 아시아 대회로 키운다

슈퍼레이스와 CTCC는 양국의 모터스포츠 교류를 기반으로 향후 한-중 통합 시리즈를 운영하겠다는 비전과 로드맵을 선보였다. 양국의 운영 노하우와 인프라를 기반으로 아시아를 이끌어나갈 새로운 모터스포츠 시리즈와 함께, 세계적인 모터스포츠 대회로의 성공을 위한 컨텐츠들을 선보이겠다는 게 골자다.

이와 관련, 슈퍼레이스 김준호 대표는 “빠르면 2016 시즌부터 통합 리그를 운영하는 게 목표”라며 “FIA 규정에 맞춰 튜닝 등 세부 사항들을 차근차근 준비한다면 충분히 무리 없이 개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모터스포츠라는 컨텐츠가 그동안 저평가돼온 게 현실이지만, 앞으로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컨텐츠로 거듭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지금 하는 여러 활동들이 앞으로 좋은 반응으로 이어질 거란 기대감을 드러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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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CC에 출전 중인 창한 포드의 선수가 무심하게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슈퍼레이스와 CTCC는 2015 시즌에도 대회를 공동 개최하는 등 교류를 이어간다. 이를 위해 우선 내년부터 CTCC의 차이나프로덕션 차 6대와 슈퍼레이스의 슈퍼1600클래스 차 6대로 진행되는 통합경기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

슈퍼레이스는 다음 대회인 6라운드 경기를 나이트레이스로 진행한다. 나이트레이스는 국내 유일하게 열리는 야간 레이스 경기로 9월 13일 태백 레이싱 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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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모터스포츠 페스티벌 개막식이 열렸다.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적은 관중은 `옥의 티`

그렇지만 이번 대회를 치르며 문제점이 드러났다. 21일 쇼케이스와 23일 저녁 콘서트에 많은 사람이 몰리며 `흥행 대박`을 예상했지만, 정작 결승전에선 관중이 예상보다 많이 적었기 때문이다. 한-중 대회 관계자들조차도 기대 이하의 관중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유료 경기인데다, 비가 오고, 벌초 시즌(?)이 겹친 것도 이유라면 이유다.

`공짜 티켓`에 익숙한 우리나라 관중 문화도 문제지만, 그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에 모터스포츠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주 자체의 흥미가 떨어지기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라며 "선수들끼리 너무 곱게 플레이 하려는 경향이 강해서 경기가 박진감도 없고 시시해지는 게 아니겠느냐"고 촌평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관중이 오지 않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면서 "팬을 대하는 자세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고, 선수들과 팀의 벽이 너무 높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프로모터는 물론, 특히 각 팀과 선수들까지 눈 높이를 철저히 낮추고 팬을 섬기고 소통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김준호 대표는 "실망하기엔 이르다"면서 "오늘은 첫 발을 내딛은 셈이고, 앞으로 분명 달라지리라 본다"고 답했다. 또 그는 "유료 컨텐츠가 활성화 돼야 산업이 살아날 수 있고, 우리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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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레이신팀의 김동은 선수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국내 모터스포츠 발전하려면..."역피라미드형 구조 탈피해야..."

업계 관계자들은 "우선 젊은 선수가 많이 늘어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젊은 선수들이 활약하며 또래 팬들이 모터스포츠에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되고, 결국 모터스포츠 시장의 파이가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카트레이싱부터 차근차근 레이싱을 즐길 수 있어야 하며, 유소년 프로그램 등을 통해 모터스포츠와 함께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얘기도 꾸준히 나온다. 또 그들이 선배들과 당당히 겨루며 자연스레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생태계가 확립돼야 한다.

현재 국내 모터스포츠 대회에서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은 이른바 `용인 바닥(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대회가 열렸던 15년쯤 전을 뜻한다)`에서 `기름밥` 먹었다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모터스포츠 1세대의 책임과 역할이 크며, 권위를 내려놓고 후배들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인 셈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김동은(인제레이싱), 김종겸(서한-퍼플모터스) 등 카트레이싱과 포뮬러로 착실히 경험을 쌓은 `젊은피`가 국내 대회에서 점차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진 소극적이지만, 젊은 팬들의 관심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어찌 보면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라 볼 수 있다"면서 "관계자 모두의 관심과 노력 없이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없고, 결국 시간 싸움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영암(전남)=박찬규 RPM9 기자 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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