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대비 남북 전력 협력 체계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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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통일과 남북 경제협력을 위해 남북 간 전력산업 협력과 전력 기자재 표준화가 추진된다.

국회 신성장산업포럼(대표 노영민)과 한국전기산업진흥회(회장 장세창), 한국전기연구원(원장 김호용)은 내달 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남북 전력기자재 통일포럼’을 개최한다. 포럼은 최근 드레스텐 선언, 통일준비위원회 출범 등 남북관계 해빙기를 앞서 준비하는 것으로 전기산업계가 통일을 대비해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처음이다.

남북 전력분야 협력 핵심은 북한 내 전력 공급 능력 확충이다. 용지 확보가 어려운 발전소를 늘리는 대신 북한에 부족한 전력을 공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북한 내 노후 발전소 개·보수와 건설 중인 발전소 완공 지원, 신규 발전소 건설까지 검토 중이다. 개성공단 인근에 남북 간 발전협력단지를 조성해 대규모 발전협력단지를 조성하는 방안도 장기적인 방안으로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임진강이나 북한강에 댐을 추가로 지어 주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최근 수년 동안 북한이 임진강과 북한강을 댐으로 막아 물을 제때 흘려보내지 않아 춘천댐 등이 물 부족 현상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휴전선 일대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북한에 전력 생산이 가능한 댐을 지어주는 대신 물을 받는 형태의 협력을 구상 중이다.

우선 협력은 전력 송·배전 단계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남한과 북한은 송배전 전압은 다르지만 주파수가 60㎐로 같다. 북한 송전 전압은 220㎸, 110㎸, 66㎸로 우리나라 765㎸, 345㎸, 154㎸와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이는 변전소에서 충분히 전환 가능하기 때문에 크게 어렵지는 않다고 전력 업계는 설명했다.

전압만 맞춰주면 전력계통 연계는 물론이고 국산 전력기자재도 그대로 가져다 사용할 수 있다. 대부분 노후설비인데다 중국산 기자재가 많아 국산 기자재 보급 확대가 기대된다. 실제로 북한에서는 배전설비 노후화로 피복 없는 나선을 그대로 사용하며, 배전반에는 차단기나 퓨즈 대신 철사로 전기를 이어놓았다.

전기산업진흥회는 포럼 이후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남북협력 추진방향을 연구하기 위해 ‘전기산업 통일연구 협의회’를 발족할 예정이다. 협의회는 북한 전력계통과 전력기자재 시스템 조사연구, 남북 전력기자재 관련 규정과 표준화 비교연구, 장기 로드맵 수립 등을 맡을 예정이다. 문승일 서울대 교수가 회장을 맡았다. 명예회장에는 장세창 전기산업진흥회장이 역임하며 진흥회가 사무국 역할을 할 계획이다.

실질적인 업무 추진을 위해 국회와 정부는 물론이고 공기업인 한국전력과 학계, 연구계, 산업계를 총망라했다. 노영민 의원실에서는 “북한 전기관련 학회와 전문가 일부가 국내 기관과 개별 접촉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포럼을 시작으로 협의회에서 실질 업무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협의회 한 관계자는 “남북한 전력분야 협력이 이뤄지려면 충분한 전기를 공급해줘야 하고 이에 앞서 전압도 맞춰야 한다”면서도 “다른 경제 분야 협력처럼 정치적으로 물꼬를 트지 않으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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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대비 남북 전력 협력 체계 시동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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