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현장에서 널리 쓰이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장치를 이용해 암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유전자 시스템이 개발됐다.
강주현 한국원자력의학원 박사팀은 방사성동위원소 구리(Cu)-64를 이용한 ‘사람 구리수송체(hCTR1) 유전자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PET 촬영으로 암을 진단하면서 암세포를 파괴할 수 있는 기술이다.

우선 hCTR1은 유전자 치료를 통해 암 조직에 구리수송체를 과발현시킨 후 구리-64를 정맥 주사한다. 이어 PET 촬영을 수행하면 암 세포에 구리-64가 모이면서 암의 크기와 위치가 나타날뿐만 아니라, 구리-64에서 배출되는 방사선으로 암 세포가 파괴된다.
암세포를 파괴하는 방사성동위원소 특성을 이용한 융합 진료법이다. 구리-64는 암 영상을 얻는 데 이용되는 양전자를 17%, 암세포를 죽이는 베타선을 39% 방출하며 붕괴되는 특징을 지녔다.
PET는 5㎜ 미만의 작은 종양도 찾아낼 수 있어 암 조기진단에 자주 쓰이는 의료영상장비다. 정상세포보다 빨리 자라는 암세포 특성을 이용, 체내에 주사한 방사성의약품이 암세포 주변에 모이도록해 암의 위치와 크기를 진단한다.
구리수송체 유전자를 조직에 발현해 PET로 영상화한 것은 강 박사팀이 처음이다.
강 박사는 “구리-64가 암세포를 살상하는 능력도 보유하고 있어 영상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컨버전스 기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내년부터 난치성 암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가능한 의약품 개발과 임상 적용 등 실용화 연구를 추진한다. 원자력의학원은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요오드-124와 구리-64의 대량생산 기술을 확보하고 생산 허가를 받았다.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방사선기술개발사업 일환으로 수행됐고 국제학술지 ‘미국핵의학회 저널’ 4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