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규모 설비 투자와 일본 JOLED 설립 발표로 LCD에 이어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서도 한·중·일·대만 4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미래시장 패권을 선점하기 위해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추려는 움직임이어서 주목된다. AM OLED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으로 전진하기 위한 첫 관문인 만큼 향후 일어날 기술 경쟁을 조망할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중·일·대만 4개국 디스플레이 전문 기업들의 AM OLED 개발 경쟁으로 인해 시장에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한국이 소형과 대형 디스플레이 모두 먼저 시장을 선점해 타국과 수년 이상 격차를 벌여 놓았다. 하지만 AM OLED 소재부터 양산 기술까지 주류가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어서 향후 경쟁 구도는 점치기 힘들다.
소형 디스플레이는 플렉시블을 포함해 파인메탈마스크(FMM)와 저온폴리실리콘(LTPS) 구조가 고착화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내부 소재 구성은 끊임없이 달라지고 있다. 다음 버전에서는 LG디스플레이 또한 그린 인광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 디스플레이 역시 LG만 상용화하면서 화이트 ‘OLED+옥사이드’만 나오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향후 삼성디스플레이의 움직임이 초미의 관심사다. 종전처럼 스몰마스크스캐닝(SMS) 방식으로 다시 도전할 수 있지만 업계는 생산이 수월한 화이트 OLED 방식을 채택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수년간 개발에 공을 들이다 사실상 포기한 레이저열전사방식(LITI)의 복귀 가능성도 없지 않다.
LG디스플레이는 대면적에서 화이트 OLED 방식으로 결정하고 대량 생산 투자까지 진행하고 있다. 다만 세부 소재 구성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옐로우그린과 스카이블루 등 두 가지 색을 조합한 데에서 세 가지 색 조합도 검토 중이다.
일본 업체는 완전히 다른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JOLED의 사업 방향이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용액(솔러블) 공정 소재를 활용한 하이브리드 프린팅 방식으로 패널을 개발하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 레드와 그린 발광 소재는 용액으로, 블루는 기존 증착 방식을 각각 이용하는 식이다. 수명이 검증되지 않은 탓에 먼저 수명이 짧은 태블릿PC용 패널을 양산하고 궁극적으로는 TV 등 대면적으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공격적인 곳은 중국이다. BOE·에버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중국 업체들은 모두 FMM+LTPS 방식으로 소형 패널을 개발 중이다. 세대 차이만 있고 대부분 비슷한 구조다. 이 중 BOE는 유일하게 화이트 OLED+옥사이드 방식으로 대형 패널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대만 역시 기술 개발의 끈은 놓지 않고 있다. 소형 제품에서 AUO는 FMM+LTPS를, 이노룩스는 화이트 OLED+LTPS 구조로 제품을 각각 개발해 선보인 바 있다. AUO는 올 4분기부터 1.6인치 AM OLED 패널을 양산한다. 웨어러블 기기용 디스플레이다. 업계 관계자는 “AM OLED 시장에서 한국이 앞서가고 있으나 아직도 초기 단계일 뿐”이라며 “향후 어떤 기술이 표준화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