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를 비롯해 전남·북도는 재정자립도와 산업기반이 타 지자체에 비해 열악한 편이다.
전통적인 농업과 수산업을 기반으로 한 호남지역의 산업생태계는 지난 1960~1970년대 산업화 물결에 동참하지 못하고 장기간 주춤했다. 한때 1000만명에 육박했던 호남권 인구는 현재 600만명대로 줄어들었다. 일자리를 찾아 젊은이들이 수도권과 부산 등 대도시로 떠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 지역의 미래 먹거리를 고민하는 테크노파크가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10여년의 짧은 역사를 가진 호남권 테크노파크지만 첨단산업 기획과 맞춤형 중소기업 지원프로그램이 빛을 보면서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광산업을 비롯해 신재생에너지, 자동차부품, 바이오세라믹, 타이타늄 등 다양한 첨단산업도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불모지나 다를 바 없던 열악한 지역산업계에 둥지를 튼 중소기업들에게 테크노파크는 ‘맏형’ 역할을 했다. 창업초기 기획단계부터 R&D, 사업화지원, 네트워킹, 마케팅 등 패키지 지원프로그램으로 중소기업을 도왔다. 벤처창업으로 출발한 일부 업체들은 이제 탄탄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광주테크노파크 입주기업인 오이솔루션은 해마다 35% 이상의 매출 신장을 기록 중이다. 지난 2010년 350억원을 시작으로 2011년 475억원, 지난해에는 666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광통신업계의 블루칩’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이솔루션은 세계 수준의 광 송수신 모듈을 잇따라 개발해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곳곳에 수출하고 있다. 10년 전 허름한 컨테이너에서 출발한 오이솔루션은 지난 2012년 정부가 세계적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월드클래스 300 프로젝트’에 선정됐다. 지난 2월에는 광주지역 벤처기업 두 번째로 코스닥에 상장, 성공 신화를 꿈꾸고 있다.
반도체 및 광소자 생산기업인 오디텍도 올해 전북기업 최초로 ‘월드클래스 300’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1999년 1인 창조기업으로 출발한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825억원이다. 신규일자리도 235명이나 창출하면서 전북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월드클래스 300’은 2020년까지 세계적인 기업 300개를 육성한다는 목표로, 성장 의지와 잠재력을 갖춘 유망 중소·중견기업을 선정해 정부가 집중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휴메릭은 불모지나 다름없던 전남에 마그네슘 산업 토대를 마련했다. 전남테크노파크와 손잡은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320억원을 올렸고 올해는 400억원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지역산업계 한 관계자는 “호남권 테크노파크는 지역여건과 현장을 반영한 산업정책 기획과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으로 지역산업을 견인해 왔다”며 “박근혜정부의 정책화두가 ‘일자리’인 만큼 테크노파크의 기능과 역할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표]호남권테크노파크 현황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