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가 한국 스타트업 투자에 참여한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가 스타트업 한국 투자 펀드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0일 알토스벤처스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회사 모건스탠리가 알토스벤처스가 운영하는 ‘알토스 KOF(Korea Opportunity Fund)’에 간접투자자(LP)로 참여했다.
한국 초기 스타트업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알토스 KOF는 600억원 규모다. 모건스탠리 외에도 미국의 펀드오브펀드(재간접펀드) ‘그린스프링’도 참여했다.
모건스탠리가 직접 대상을 발굴하고 투자를 집행한 것은 아니지만 알토스 KOF에 투자한 것만으로도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을 엿볼 수 있다. 이번 간접 투자로 한국 스타트업 가능성을 확인한다면 향후 직접 투자 혹은 간접 투자 확대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한킴 알토스벤처스 대표는 “알토스 KOF와 별도로 미국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도 운영하고 있지만 모건스탠리가 관심을 보인 건 한국 스타트업 투자뿐이었다”며 “모건스탠리가 한국 스타트업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해외 투자자 사이에서 한국 스타트업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며 “알토스 KOF에 참여한 투자자(LP)구성을 보면 한국 투자자보다 해외 투자자가 더 많다”고 덧붙였다.
모건스탠리 등 든든한 LP 참여 속에 알토스 KOF를 통한 투자에도 속도가 붙는다. 글로벌뿐만 아니라 국내 시장을 공략하는 스타트업도 대상이다.
한킴 대표는 “국내 시장도 충분히 큰데 무리하게 해외로 갈 이유는 없다”며 “국내와 글로벌로 시장을 나눠 가능성 있는 곳에 투자한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 LP 참여로 펀드를 운영하는 알토스벤처스도 주목을 받고 있다. 한킴 대표는 쿠팡과 배달의민족, 이음, 판도라TV 등 국내 대표 스타트업과 벤처 투자를 이끈 인물로 한국과 미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가장 잘 이해하는 투자자로 꼽힌다. 지난 5월 알토스벤처스에 합류한 박희은 수석심사역은 소셜데이팅서비스 ‘이음’ 창업자로 이름을 알렸다. 투자자로서 신뢰를 얻은 만큼 투자 결정은 전적으로 알토스벤처스 몫이다. 주요 LP가 투자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다수 벤처캐피털과는 다르다.
한킴 대표는 “투자하지 않으면 잠을 못잘 정도로 좋은 한국 스타트업이 많다”며 “그동안 한국 스타트업 투자가 1년에 1개 정도였지만 올해는 벌써 7개에 투자했고 앞으로 숫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