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나노 기술을 응용해 생체와 유사한 세포 구조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소재 개발에 주로 사용되는 나노 기술을 응용한 것이어서, 대표적인 융합형 기술 개발 사례로 주목 받았다.

서울대학교는 28일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이신두·이병호 교수, 유용상 박사와 미국 미네소타대 의공학과 오상현 교수 공동 연구팀이 향후 알츠하이머·파킨슨 등 질병을 치료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연구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모세포와 자세포의 교접 부분에서만 콜레스테롤·지질분자·단백질 등의 세포막의 구성 성분이 표면 곡률에 의해 자기 정렬하고 단백질 결합이 일어나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이들은 생체적합 고분자를 이용해 나노 패턴공정으로 세포 분화 단계를 구현했다. 이후 고리 형태의 지질 뗏목(lipid raft)을 형성하고 신호 전달 단백질 결합을 국지적으로 제어해 생체와 유사한 구조를 만들어 냈다. 이를 이용하면 생체 실험을 하지 않고도 세포 단위에서 일어나는 특정 단백질 결합이나 신호 전달과 관련 질병 치료를 위한 연구를 할 수 있다.
그 동안 세포 분화를 촉진하는 특정 단백질(Clathrin and COP II proteins)에 의한 세포 분화 과정은 잘 알려진 반면에 지질 성분의 특정 조합과 이로 인한 세포막 변형에 대해서는 거의 밝혀 진 바가 없었다. 신호 전달과 질병 관련 단백질 세포막에서 작용기전에 대해 실험적으로 증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이 분야 연구는 거의 대부분 미시적인 분자 수준이거나 거시적인 질병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다. 실제 세포 단위의 구조적 측면에서 규명할 수 있는 중간 플랫폼이 개발됨에 따라 신약 개발이나 질병 치료의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24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으로 발표돼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이신두 교수는 “세포막의 지질 뗏목 모양과 위치를 제어하면 세포 단위에서 신호 전달 체계를 조절할 수 있다”며 “특정 단백질의 비형질 변형과 관련된 알츠하이머나 파킨슨 질병의 발병 과정에 핵심적 정보를 제공하고 신약 설계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