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가 23일 선언한 ‘소프트웨어 중심 사회’는 16년 전 국민의정부 구호인 ‘컴퓨터를 가장 잘 쓰는 나라’를 떠올리게 한다. 오늘날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을 만든 그 선언이다. 소프트웨어 중심 사회는 겉뿐만 아니라 속까지 앞서가겠다는 새 의지다.
정부는 그 실현 전략으로 조기 교육을 통한 미래형 창의인재 양성, SW 기반 신시장 창출, SW로 국가시스템 변혁, SW 산업구조 혁신을 제시했다. 모두 옳은 방향이다. 그런데 첫 단추부터 쉽지 않다. SW교육이 정규 과정에 편입되겠지만 교육계 저항 탓에 예전의 컴퓨터교육에서 조금 나아간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융합 시장과 산업 창출, 국가 시스템 개혁도 지금까지 해온 것의 연장선이다.
이런 걱정은 SW를 여전히 별도로 존재하는 특정 기술 또는 산업만으로 여기기 때문에 생긴다. SW 인재 양성, 산업 육성 등은 중요하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SW 중심사회’라고 한다면 더 크게, 멀리 봐야 한다. SW를 창조경제 실현 도구일 뿐만 아니라 사회에 만연한 그릇된 관행과 사고를 혁신하는 도구로 써야 한다. 이러한 혁명적 사고 없이 SW 중심사회는 결코 오지 않는다.
SW 교육은 우수 프로그래머 양성이 아니라 창의와 개성을 말살한 현행 교육 시스템을 개조하는 첫 시도여야 한다. SW 융합은 단순 SW 접목이 아니라 기존 시장과 산업을 완전히 새롭게 정의하고 달리 접근하는 ‘발상의 전환’이어야 한다. 산업 구조와 시스템 개혁 역시 기득권자와 공급자가 아닌 창의적 도전자와 수요자 중심으로 바꾸는 혁명이어야 한다.
이렇게 하려면 SW 가치부터 인정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전략보고회에서 이를 거듭 강조한 것은 적절했다. 박 대통령은 SW 제값 주기와 개발자 처우 개선을 강조하면서 소설 ‘어린왕자’ 한 구절을 인용해 SW를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가장 중요한 것으로 꼽았다.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모두에 이미 소프트파워가 존재한다. 이 힘을 알아챌 때 비로소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보인다. 소프트웨어 중심사회로 나아갈 문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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