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업계가 잇따라 공정한 소프트웨어(SW) 인재평가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일반 SW뿐 아니라 임베디드SW 등 특화된 SW 인재 양성을 위해서다. 장기적으로 개발자 인건비 관행을 개선해 SW산업에 인재를 끌어들이고 ‘SW 제값받기’ 환경을 조성한다는 취지다.
23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개발자 능력별 수준 평가 제도를 개선하고 자격 인증을 강화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임베디드SW 분야 특성에 맞도록 ‘기능점수제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임베디드SW 특성상 하드웨어(HW)와 SW 융합이 강조되는 만큼 개발자의 HW 이해와 SW 개발 정도를 평가하는 체계를 마련한다는 취지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반 SW 개발자가 임베디드 분야가 어렵다고 인식해 해당 산업으로 오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산업 측면에서 임베디드SW 중요성이 강조되는 만큼 평가제도를 개선해 능력있는 임베디드SW 개발자 양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부는 올해 부처 시범사업으로 해당 제도를 적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미 한국SW산업협회와 한국SW기술진흥협회를 중심으로 한 산업계에서도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 자격제도와 평가도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안에 자격 체계를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자격설계·출제·평가 등을 업계에서 맡는다. 자격은 일·학습병행기업 등에 시범적용한 뒤 향후 국가기술자격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일부에서는 SW 개발자의 능력을 증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평가제도에 회의적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개발자 수준에 맞는 인건비 지급 등 지금까지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개발 능력 평가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한 SW업체 대표는 “시스템통합(SI) 업체 등이 사업을 진행할 때 하도급 SW기업의 개발자 인건비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무조건 저렴한 가격으로 예산을 맞추려고 한다”며 “개발자 수준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이 마련되면 인건비 ‘후려치기’ 관행이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달 단위로 인건비를 책정했던 ‘맨먼스(man month)’ 관행도 시간당 금액 ‘맨아워)(man hour) 형태로 바꾸는 데 해당 제도가 도움을 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실력에 차이가 있는 개발자가 한달 단위로 같은 인건비를 받는 것은 부당하다”며 “평가제도를 통해 시간당 인건비를 책정해 능력있는 개발자가 대우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